온라인쇼핑 거래액 159조…5년간 3배 급증
대형마트보다 온라인쇼핑몰에 고객 빼앗겨
불편한 주차장·편의시설 부족에 고객 외면
유통구조가 급변하면서 전통시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 온라인 거래액은 매년 수십조씩 증가하는 반면 전통시장 매출액은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활기를 찾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다. 오늘날 전통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바람직한 생존법과 정부의 대책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과 의무휴업일을 강제하는 규제가 도입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그러나 규제의 실효성과 당위성에 대한 논쟁은 아직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8월 정부는 규제심판 1호 과제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검토했다. 대통령실이 실시한 국민제안에서 해당 안건이 57만 이상의 득표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안건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규제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2015년 대법원 판결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논란에 다시금 불을 지핀 순간이었다.
[전통시장 생존법] 글싣는 순서
上. 벼랑끝 내몰린 전통시장…3년간 8000곳 폐업
中. 시설 노후화에 온라인쇼핑 생활화…전통시장 이중고
下. 온라인 판매는 숙명…특성 살린 맞춤형 전략 필요
◆ 온라인쇼핑몰 비하면 대형마트 영향은 미미
전문가들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자체는 모두 인정했다. 제로섬 게임으로도 불리는 유통 시장의 특성상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본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전통시장의 경쟁 상대는 대형마트가 아니라 온라인 유통업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국내 유통 구조에 대규모 변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자료=통계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2.11.24 victory@newspim.com |
통계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54.1조원이었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년간 194.6% 증가해 2020년 159.4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1조원(3%) 증가한 33.8조원, 전통시장은 4조원(19%) 증가한 25.1조원으로 나타났다.
경쟁 업태들 간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대형마트는 2015년 30.4%에서 2020년 15.4%로 감소했고, 전통시장은 19.5%에서 11.5%로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쇼핑은 50.1%에서 73%로 크게 증가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미래전략실장은 이에 대해 "전통시장의 침체라기보다는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가 더 맞는 표현"이라며 "이는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신뢰 받지 못하고 불편한 전통시장
유통 구조의 변화 말고도 전통시장을 침체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더 있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소프트웨어(서비스)'와 '하드웨어(시설)'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이 소비자들에게 이용하기 불편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생이나 원산지 등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소량으로 포장된 상품이 부족하다거나 카드 결제가 불편하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전통시장의 신용카드 단말기 보급률은 2020년 기준 7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2022.11.24 victory@newspim.com |
다음은 시설의 문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그동안 '시설 현대화 지원사업', '주차환경 개선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2020년 기준 전체의 95.3%가 공동화장실을 갖췄고 주차장을 보유한 비율도 82.8%에 달한다.
그러나 이조차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정부 사업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시설을 개선해도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결국 시장 상인들이 관리의 주체가 되지 않으면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인구감소가 전통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인구감소지역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정부가 아무리 지원을 해줘도 역부족"이라며 "전통시장에서도 도심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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