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실세인 박정천 명의로 심야 담화
전날 외무성 이어 대남경고 수위 높여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은 1일 한미 합동 군사연습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돌입과 관련해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이 공군 19전투비행단에서 비질런트 스톰 훈련 첫날인 지난달 31일 임무 중인 조종사와 교신하고 있다. [사진=합참] |
북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위원장 김정은) 부위원장 박정천 명의의 담화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더 이상의 군사적 객기와 도발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박정천은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북침 전쟁연습" 등으로 비난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군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담화에서 박정천은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전술핵 사용을 시사하는 언급을 했다.
또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천 명의의 담화는 이날 밤 늦게 나왔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전날 밤에도 담화를 내 "우리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자주권과 인민의 안전, 영토 완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들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또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이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당시 총참모장), 오른쪽은 이병철 당 비서. [사진=조선중앙통신] |
북한의 잇단 심야 담화는 한미 합동 군사연습에 대한 불만 표출과 함께 외무성에서 군부 쪽으로 주체를 옮겨가며 위협 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미 군용기 240여대가 투입되는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은 7차 핵실험 조짐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군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처음으로 한국 기지에 전개되는 등 전례 없이 강도 높은 수준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합 공중 훈련은 2017년 12월 이후 5년 만이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