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결과 49대 47로 서병수에 승리
당 중책·중앙행정 경험 '관록' 표심 얻어
[서울=뉴스핌] 김은지 윤채영 기자 = 중진 의원들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여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4파전 속에서 5선의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 상당구)이 선출됐다.
정 의원은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직후 "제가 정견발표에서 말한 것처럼 후반기 국회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 직분을 다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부의장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25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당 국회부의장 후보자로 선출된 정 의원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부의장직을 맡게 된다. 정 의원의 국회부의장 임기는 본회의 선출 직후부터 21대 국회가 끝나는 오는 2024년 5월까지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오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시청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2.10.20 kh10890@newspim.com |
이날 오전 열린 당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결선까지 투표를 이어갔다. 결선투표 결과 총 96표 중 정우택 의원이 49표, 서병수 의원이 47표를 얻어 단 2표 차이로 정 의원이 전임 정진석 국회부의장(현 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뒤를 이을 여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정 의원은 앞선 1차 투표에서도 투표수 108표 중 40표를 얻으며 39표를 얻은 서병수 의원을 제쳤다. 뒤를 이어 김영선 의원 23표, 홍문표 의원 6표였다.
정 의원은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 후 "여러 부족한 사람을 21대 후반기 부의장으로 선출해주신 의원 한분한분께 머리 숙여 감사인사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경쟁을 같이 한 서병수·홍문표 또 김영선 의원과는 다 개인적으로 누구보다 각별한 관계"라면서 "이런 경쟁을 하게 되니 제 마음도 착잡하다. 오늘 같이해주신 서병수·김영선 의원과 자리에는 안 계시지만 홍문표 의원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21대 국회에 처음부터 들어온 서 의원과 달리 4월 재보궐 선거로 들어와 이후 시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 직전 부의장이었던 정 비대위원장과 같은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두번 연속 충청권 출신 여당 몫 국회부의장이 탄생하는 것을 놓고 경쟁자들의 큰 견제를 받아왔다.
이 같은 견제를 극복하고 국회부의장 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정 의원은 앞으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저지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국회의장단의 균형 추를 맞추는 데 총력을 가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정 의원은 지난 23일 출마의 변을 밝히면서 "이번 후반기 국민의힘 국회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 국회부의장이 아니라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을 견제할 수 있는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경선 정견발표에서도 "거친 19대와 20대 (국회를) 거치며 우리 당의 흐름과 맥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당위성을 설파하면서 "지금의 난관을 제가 극복해 나가겠다. 저는 김진표 국회의장과도 인간적으로 대화할 수 있고 강력한 견제 역할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 감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출마한 후보들 중 유일하게 민주당과 협상해본 원내대표를 경험한 바 있다"며 "특히 2016년 대통령 탄핵 직후 가장 당이 어려웠을 때 원내대표를 지내며 무너져가는 당의 간판을 부여잡고 끝까지 이 당을 지켜낸 강한 애착심도 갖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우택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4.05 kilroy023@newspim.com |
정 의원의 경선 승리에는 원내외의 다양한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내외에서 주요 중책을 거치면서 당·정·대 소통에 능한 적임자로서의 면모를 증명한 것이 표심을 결집시켰다는 평가다.
정 의원은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 등에서 근무했으며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재선 충북지사를 지나며 지방과 중앙행정을 두루 경험한 것도 강점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16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2017년에는 인명진 비대위원장 사퇴 이후 당대표 권한대행직까지 맡아 당내 혼란을 수습한 경험도 있다.
정가 일각에선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직후 이번 경선 결과를 통해 당내에 '반이'(반이준석) 정서가 큰 것이 증명됐단 해석 역시 나오고 있다. 서병수 의원이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정 의원에게 패배한데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내 비토 정서가 결국 넘을 수 없는 벽이 됐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전반기 국회부의장직을 정진석 비대위원장에게 양보한 전력까지 있다. 이 때문에 서 의원은 국회부의장 적임자로서 명분에선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소통과 화합'이란 키워드를 무기로 서 의원을 여야 협치를 이끌어 낼 적임자로 보는 기대의 시각 또한 컸다.
국회부의장을 관례에 따라 선수와 연장자 순으로 추대했었던 것이 전례였던 것을 의식해보면, 경선이 진행되더라도 서 의원에게 표심이 쏠릴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다만 서 의원이 앞서 당 지도부의 비대위 체제 전환 강행 의지에 반대하며 전국위 소집 권한을 내려놓고, 전국위원회 의장 사퇴를 선언한 점을 놓고는 평가가 엇갈렸다. 앞서 전국위의장을 사퇴하며 비윤석열계로 구분된 점은 이번 경선에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한편 전임 국회부의장이었던 정진석 당 비대위원장은 "방금 전 새 대통령의 시정 연설이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 20여년 정치활동에도 처음보는 광경"이라며 "그야말로 민주당 입법 독재가 임계점을 넘고 있다. 당대표의 범죄 혐의를 은폐하기 위해 절대 다수의 입법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되면 정쟁으로 이어지게 되고 의회 민주주의와 대화, 타협이 실종돼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선출된 국회부의장 후보자는 이렇게 실종된 의회민주주의를 복원시키는데 있어 대화와 타협이라는 본령을 세워주시는 데 전력을 다해주십사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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