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집회 이유로 해산명령 했다고 인정할 자료 없어"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11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집회와 관련해 금지된 야간시위를 주최하거나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국금속노동조합 간부 A씨가 법원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A씨는 '희망버스 집회' 당시 1·2차 희망버스를 기획·준비하고, 1~4차 희망버스에 참석했다. 그는 집회에 참석하면서 야간에 금지된 시위나 미신고 집회를 주최하고, 교통을 방해하거나 담을 넘어 조선소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2차 집회 당시 A씨가 '미신고 집회'를 이유로 자진해산명령을 내린 경찰서 측 요구에 불응한 것이었다.
1심은 A씨가 2차 희망버스 집회 당시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 등을 포함해 1~3차 관련 부분은 전부 유죄로 판단하고, 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4차 희망버스 관련 집회와 관련해선 일반교통방해 부분을 제외하고 전부 무죄로 판단했고, 2심은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차 희망버스 집회 당시 A씨의 해산명령불응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서 측이 미신고 집회를 이유로 해산명령을 했음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오히려 경찰 측은 '불법적인 행진시위'나 '불법도로 점거행위'라는 다른 사유를 들어 해산명령을 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당시 경찰이 발령한 3회에 걸친 해산명령이 모두 적법한 요건을 갖췄다고 보고 쟁점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판결은 집시법 제20조 제1항의 해산명령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의 2차 집회 관련 쟁점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를 받아들이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또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나머지 유죄 부분도 파기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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