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통신장비 제조사, 2010년부터 10년간 담합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철도, 도로 등의 통신망 구축에 활용되는 광(光)다중화장치 구매입찰에서 담합한 3개 통신장비 제조업체가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공사, SK브로드밴드 등이 발주한 광다중화장치 구매입찰 총 57건에서 낙찰예정자, 투찰가격을 합의한 코위버, 우리넷, 텔레필드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8억1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액은 코위버 19억7600만원, 우리넷 19억6400만원, 텔레필드 18억7000만원이다.
광다중화장치는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 신호를 하나의 장치에서 전송할 수 있도록 구성된 장비다. 철도, 도로 등의 통신망 구축에 널리 활용된다(아래 그림 참고).
광다중화장치 활용 예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2.10.12 dream78@newspim.com |
2020년 기준으로 광다중화장치를 포함한 국내 유선장비 중 전송기기 시장 규모는 2946억원이다. 주요 수요자는 통신사업자가 54.9%, 공공기관이 36%, 기타 일반기업이 9.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3개사는 지난 2010년 7월 처음으로 협정서를 작성하고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발주 입찰에서 담합했다.
기존에는 공사업체가 광다중화장치를 직접 구입했으나 2010년부터는 수요기관이 조달청을 경유해 구매하게 되면서 입찰 참가 자격을 가진 3개사가 경쟁을 회피하고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이후 3개사의 담합이 공고히 유지되면서 2011년 6월 한국도로공사, 2011년 9월 SK브로드밴드, 2014년 12월 도시철도기관 등으로 대상이 점차 확대됐다.
이들은 지역분할이나 순번제 방식으로 낙찰예정자를 결정하고, 낙찰받은 업체는 매출액 또는 계약금의 약 16~23%를 다른 업체에 배분했다.
합의 실행 결과 총 57건의 입찰 가운데 53건에서 합의된 낙찰예정자가 낙찰받았다.
장혜림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공공 및 민간분야 광다중화장치 입찰시장에서 약 10년간 은밀하게 이뤄진 담합을 적발·제재한 것으로, 철도·도로·통신 등 산업에 경제적 파급력이 큰 제품에 대한 경쟁제한 행위를 시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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