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점령지 주민투표 강행...30일 합병 발표할 듯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 시 단호히 대응할 방침임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각)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BS와 NBC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시 미국이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매우 심각히 받아들여야 하는, 다른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비공개 채널을 통해 러시아 고위급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핵무기 사용도 러시아에 재앙적 결과를 낳게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전달했고,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은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알렸다"면서 "우리는 (핵무기 사용이) 수반할 상황들에 대해 매우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전쟁에서 여러 차례 핵 카드를 꺼내 들고 있는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CBS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이 허세로 그칠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어제는 단순한 위협이었다가 오늘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문제"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르면 오는 30일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합병 승인이 발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에서 러시아 편입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오는 27일 투표가 끝나면 28일 합병 법안이 의회에 제출, 29일 하원에서 검토 및 채택이 이뤄지면 30일 편입이 확정될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총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주민들에게 투표를 강요하는 상황에서 서방국은 이를 '가짜 투표'라며 정당성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기 주민투표를 전 세계가 규탄할 것"이라면서 이번 투표는 "국제법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법을 위반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23일 성명에서 러시아의 주민투표는 사기"라면서 "유엔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위반해 우크라이나 일부 영토를 무력으로 병합하려는 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우크라이나 것이 아닌 다른 그 어디의 것으로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