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80원 뚫어
장중 한때 1388.40원까지 상승…당국 구두개입
시장 "마땅한 저항선 찾기 어려워, 1400원 열어놔야"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했다. 외환당국이 장중 구두개입성 발언을 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상향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50원 오른 138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37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지 하루 만에 1380원마저 뚫었다.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9년 3월30일(종가 기준 1391.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여 만에 1380원대를 돌파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1384.2원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56포인트(1.39%) 하락한 2376.46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11.27포인트(1.45%) 내린 768.19에 종료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9.07 mironj19@newspim.com |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30원 오른 1377원에 개장했다. 이후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1380원을 넘어섰고, 오전 11시 넘어서는 장중 한때 1388.4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2009년 4월1일(1392.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의 통화긴축 흐름이 내년에는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꺾이면서 달러는 초강세를 보였다. 또한 이날 공개된 7월 우리나라 상품수지가 10년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도 대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이면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내외 상황이 모두 원화 약세로 집중되면서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도 원/달러 환율의 상향돌파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날 장중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 마감 직전에는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잇따라 던졌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상단이 1390원에 근접한 만큼 1400원 돌파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긴축 기조를 꺾을 마음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내비치면서 달러 강세 국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장중 오름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이는 단기 재료에 불가하다"며 "현재 글로벌 달러 움직임을 볼 때 하락보다는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1400원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은행 자금시장영업부에서는 "최근 (환율) 단기 급등이 국내 펀더멘탈과 국가신용 문제가 아닌 대외 흐름에 의한 것인만큼 당국 개입에 의한 환율 하락 효과도 일시적일 것"이라며 "강달러와 환율 급등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9월중 1400원까지 상단을 열어놔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선임연구원은 "생각보다 괜찮은 미국 경제는 연준의 긴축을 정당화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마땅한 저항선을 찾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1400원까지 상단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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