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상반기 글로벌 실적 9096억
상반기 순이익만 예년 연간 누적 순익 육박
예대마진 관리 강화, 여행 수요 증가 원인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해외법인과 해외지점 등 글로벌 사업부분에서 벌어들인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발 국가 간 봉쇄가 풀리면서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 금융수요가 늘어나고, 시중은행들이 그동안 글로벌 사업에 공을 들인 결과가 나타나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순이익은 총 9096억원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실적만 예년 연간 실적에 육박해 올해 작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4대 은행의 글로벌 실적은 2020년 9654억원, 2021년 1조2766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2022.09.02 byhong@newspim.com |
시중은행의 글로벌 실적은 해외법인과 지점 순이익을 모두 포함한 수치로, 현재 공시된 해외 법인(종속기업) 실적에는 해외 지점의 실적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올해 상반기 3200억원의 글로벌 실적을 기록하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앞도적인 성적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3401억원, 2020년 3979억원, 2021년 5223억원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기준 하나은행의 글로벌 채널은 25개국 11개 현지법인, 19개 지점에 이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홍콩·싱가포르·런던 지점 등 일부 해외 지점의 개별 순이익은 200억원 전후 수준"이라며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의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보유 지분률 15%)에 대한 지분법 평가익은 1037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6월 기준 2680억원으로 지난 한해 연간 실적의 70% 가량을 달성했다. 2019년 3700억원, 2020년 3120억원 2021년 3860억원의 글로벌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영업점을 보유한 신한베트남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7% 오른 862억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베트남은행은 내년 중 현지에 5개 지점을 신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베트남은행과 더불어 글로벌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법인인 SJB은행의 경우 핵심 사업인 주택론과 기업금융 위주로 견고한 자산 성장을 이루며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지난해(2840억원) 대비 101% 오른 2028억원을 기록하며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법인을 두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 베트남 법인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도 각각 299억원(43%↑), 238억원(35%↑)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843억원에서 올 상반기 1188억원으로 40%의 성장률을 기록해 올 한해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국민은행은 2019년과 2020년엔 각각 512억원, 1148억원의 글로벌 실적을 기록했다. 다른 은행보다 해외 진출이 늦은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작년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KB캄보디아은행과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통합해 캄보디아에서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높은 해외 실적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시장, 금융당국의 예대마진 관리 강화, 여행 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발 봉쇄가 풀리면서 은행들이 주력하고 있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주 수익원인 여행업이 살아나면서, 여행수요에 기반한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이 해외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글로벌 변동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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