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국 경북

속보

더보기

[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② 협업·생태어로의 정수 울진 후포항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바다 '총유자산' 체계적 관리...노반회·짬계 등 자치조직 '탁월'
최초의 동력선 발상지...동해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햇살보다 더 투명한 은빛 멸치 떼. 그물을 당기는 어부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새벽녘 차가운 바닷바람을 몰고 바다로 떠났던 어부들의 근육질 팔뚝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어∼이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 ∼이 소다/어∼이 날 배야/ 어∼이 조오타/ 어서 많이 돈 벌어 가지고/ 노리야 당겨라/ 에∼이 날배야/ 고향산천에/ 에∼이 날배야/ 에∼이∼앗싸/ 에이앗싸/ 마이도 얽끌렸다/ 아이그 빨리 당기자/ 빨리 당겨라/ 어여어 어여어〈중략〉」

울진의 최남단 후포항과 평해 거일리 일대 해촌에서 전승되는 '그물당기기' 노래의 한 구절이다.

그물당기기는 노동요이다. 거친 바다에 맞서 질기고 빛나는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고 꿈을 가꿔 온 뱃사람들의 삶의 곡절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남쪽 관문으로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이자 동해안 수산자원의 보고인 울진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의 본래 이름은 '휘라포(輝羅浦)'이다. '비단처럼 빛나는 포구, 갯마을'의 뜻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후포 앞바다처럼 속살이 투명하게 비치고 비단결처럼 맑고 부드러운 이름은 '후리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자어 표기도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후포(后浦)'로, 또 다른 온라인판 사전은 '후포(厚浦)' 따위로 혼용해 기록하고 있다.

'후리포'는 1960년대 후포 앞바다를 풍미했던 멸치떼로부터 연연한 것으로 짐작된다.

해류를 따라 백사장에 연접해 이동하는 멸치떼의 습성을 반영해 발달한 어구와 어법이 '후릿그물'이다.

후포항에 질긴 삶을 풀고 평생 바다와 살아 온 어민들은 "물 반 멸치 반"이라는 말로 1960년대 당시 후포항을 기억한다.

'후리포'라는 마을 이름도 당시 성행했던 '후릿그물', 한자어로는 '휘리(揮罹)'로 표기된다.

'후릿그물'이 '휘리(揮罹)'라는 명칭으로 자주 등장하는 시기는 조선 후기부터였다.

1908년에 발행된 '한국수산지 韓國水産誌' 제1집에는 각종 어구의 설명에서 '후릿그물'을 지예망(地曳網:地引網)이라고 들고 그 밑에 '휘리망'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전자는 일본식 명칭이다.<민족문화백과사전 참조>

1950~60년대의 울진 후포항[사진=남효선 소장]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항은 1970년대 들어 포항제철의 원료 출하와 포항항의 대체항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이 본격화 됐다.

1970년 연안화물 및 여객수송을 위해 제2종 어항으로 지정되고, 1986∼1994년 사이에 물양장을 축조했으며 1993년까지 방사제를 축조.보강해 1993년 연안항으로 개칭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국제마리나항만 조성으로 동해안 최고의 해양레저관광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1980년대 들어 동해안의 특산물인 '울진대게'와 '울진붉은대게' 주산지로 자리잡았으며, 동해안 해양생태계 보고인 '왕돌초'를 품은 항구로 동해안 최고의 항구도시로 발달했다.

최근에는 국제마리나항만이 조성되면서 해양레저관광의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멸치후리는 그물과 노동력이 빚은 생태 어로의 정수

후포항에서 현재도 이뤄지는 전통 어로행위는 협업노동의 정수를 보여준다.

후릿그물을 이용한 멸치잡이 또한 전형적인 협업노동체계를 갖춘 어로양식이다.

후포항을 비롯 울진 해촌의 전역에서 왕성하게 행해진 '멸치후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행해진다.

하나는 갯가(불가; '불'은 백사장을 일컫는 울진지방 방언)'로 떼 지어 이동하는 멸치 떼를 순전히 그물과 노동력만으로 뭍에서 끌어올리는 방식이며, 또 한 가지는 이동하는 멸치 떼를 좇아 두 척의 배로 그물을 당겨 잡는 방식이다.

울진 해촌에서는 '뭍에서 당기는 멸치후리'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주로 보리가 팰 무렵인 5∼7월에 걸쳐 행해진다. 이 무렵에 멸치 떼가 무리를 지어 북상하기 때문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해촌의 협업 어로 정수를 보여주는 '후릿그물당기기' 시연.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멸치 떼가 출현할 시기면 '물살과 물때를 잘 식별할 수 있는 어부'인 '망잽이'가 이른 새벽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망산(望山)' 에 오른다. 당시의 망산은 현재 후포항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등기산'이다.

이때쯤 마을 주민들은 '멸치를 퍼 담을 온갖 도구' 를 들고 갯가로 뛰어나갈 준비를 한다. 이윽고 멸치 떼가 은빛으로 반짝이며 북상하면 망잽이가 "후리야"라고 소리치며 마을 주민들을 모은다.

이 때 마을 장년들이 '새쪽(북쪽)'과 '마쪽(남쪽)'으로 펼쳐놓은 그물을 당길 채비를 갖춘다.

망잽이가 마침내 "후리다 당겨라"고 소리치면 주민들이 떼를 지어 후릿그물을 당겨 올린다.

후릿그물을 당길 때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그저 마을주민이면 누구나 그물당기기에 한 품씩 힘을 보탠다.

아낙들과 아이들은 '양재기'니 '자배기', '소쿠리', '함지' 따위를 들고 멸치 떼를 퍼 올린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협업노동의 진수'가 축제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금세 유월의 뜨거운 백사장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멸치 떼로 뒤덮인다. 한바탕 멸치후리가 끝나면 마을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싱싱한 멸치를 한 아름씩 안거나,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후포 항에서 멸치후리 망잽이로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김순길(87, 후포면 후포리)씨는 "전통적 방식인 멸치후리는 60년대 후반까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한 마을의 주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노동이자 흡사 마을주민들이 함께 펼치는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후포 앞 바다를 평생의 삶의 터전으로 가꿔 온 후포항 사람들은 생업을 위한 바다와의 오랜 투쟁과정에서 자연을 읽는 방법을 스스로 몸에 익혀온 셈이다.

경북 울진 후포리의 신석기 유적[사진=뉴스핌DB] 2022.08.03 nulcheon@newspim.com

◆ 후포항은 울진지방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

후포항에는 검푸르게 날 세운 바다와 이를 딛고 자신의 생존과 후손의 번창과 마을의 항구적 존속을 위해 숱한 날을 힘든 노동으로 버텨온 선인들의 강인한 생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후리포는 울진의 북쪽 관문인 죽변항과 함께 울진을 상징하는 대표적 항구이다.

또 예부터 울릉도와 독도 그리고 일본을 잇는 동해안의 거점 항이자, 나아가 동북아와 환태평양 그리고 시베리아를 잇는 물류 항으로 중요한 지정학적 기능을 가진다.

특히 후포 항은 울진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이 존재하는 곳이다. 신석기 유적군인 '후포리유적'이 그것이다.

까마득한 선사시대 고대인들이 그러했듯이 후포항 등기산 일대에 삶의 보금자리를 튼 울진지방의 선조들도 갯가의 구릉과 산등성이에서 뿌리를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등기산 공원.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리포에서 신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곳은 후리포항을 북서로 감싸고 있는 '후포 등기산'일대이다.

후포 등기산 일대에서 발견된 신석기 유물의 성격은 '선사인들의 집단매장지'이다.

후포선사시대 유적이 세간의 시선을 끄는 것은 '붉은 색(朱)을 칠한 유골이 대거 발굴'됐기 때문이다. 이를 학계에서는 "선사인들의 신앙의 표출방식"으로 해석하고 "벽사(僻邪) 의식이 행해졌을 것"으로 비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사회에서 '붉은색'은 '잡귀를 쫒는 벽사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전문 학계는 후포리 집단묘의 특징으로 '세골장의 집단매장 양식'을 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장방식은 지금까지 다른 유적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울진지역만의 독특한 묘제라고 설명한다.

후포리 유적발굴보고서에 따르면 마제돌도끼 130여점을 비롯 '구두주걱모양의 장신구' 등 17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또 이곳에서 발굴된 '돌도끼류'는 넓적하고 길이가 긴 형태로 신석기시대 유물에 비해 매우 독특한 형태로 확인됐다.

울진군은 구석기유적군이 발견된 등기산 정상에 전시관을 건립해 역사관광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 동해연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최초의 동력선 발상지

이른바 해촌의 생태적 특성에서 주목되는 것은 '민속기술의 개발과 축적'이다.

바다를 극복하는 일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람의 생태와 물길의 흐름을 체득하는 일'이다. 때문에 해촌 주민들은 선조의 선조들이 축적해 놓은 어로기술관행을 중요한 기술체계로 정착시켰다.

어민들은 바람의 생태를 민속기후학적 지식체계로 가다듬었으며, 물길의 흐름을 시간별, 기후별, 계절별로 체계화시켰다.

어민들은 1월에서 6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깔'로, 3월에서 5월까지 부는 바람을 '마깔(갈바람)'로 구분했으며, 5월에서 7월까지 부는 바람을 '하늬바람', 10월에서 11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바람'으로 나눴다.

또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을 '들바람'으로 정교하게 나눠 바람의 성질에 따라 배를 띄우고 그물을 놓고 먼 바다까지 고기잡이를 나갔다.

어민들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물을 '맞물',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물을 '썰물'로,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물을 '들물',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물을 '날물', 안에서 동북으로 흐르는 물을 '새밥물', 안에서 동남으로 흐르는 물을 '마밥물'로 나누고 제자리에서 회오리처럼 뱅뱅 도는 물은 '수샛물'로 부르며 그 때마다의 고기떼의 이동을 인지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수산자원 보고이자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울진대게' 공매 모습.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동해연안의 작은 포구였던 휘라포를 동해안 최고의 항구로 탈바꿈시킨 것은 1940~60년대에 걸쳐 성행한 '정어리바리'이다.

정어리는 군류성, 온류성 어족이다. 기록에 따르면 정어리 잡이가 한창이던 1940~60년대 후포항에는 무려 7개소의 정어리공장이 있었다. 정어리는 두만강의 얼음이 풀려 흙탕물이 남으로 흐르면 이를 좇아 무리지어 남하한다.

이때쯤이면 후리포의 경험 많은 어민들은 한반도의 최북단인 청진, 서수라까지 범선을 끌고 정어리바리에 나섰다.

후포사회의 주민 자치 최고의결기구인 '노반회'의 어른들은 " 당시 10월 무렵 한 떼의 범선 선단이 황포 돛대를 펄럭이며 갈바람을 타고 정어리바리를 위해 북상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당시 정어리 잡이에 사용된 그물은 '정어리유자망'이었으나 60년대 이후 '건착망'으로 변환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먹거리 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명물 '등기산스카이워크'. 2022.08.03 nulcheon@newspim.com

60년대 말, 후포항과 죽변항에서 '바다를 뒤흔드는' 혁명적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아이노꼬(일본어로 혼혈아라는 뜻)'로 불리는 동력선의 출현이 그것이다.

이 동력선은 죽변항 출신의 이름 난 배(船) 도목수인 '윤희원'이 종래의 범선에 발동기를 설치하고 '아이노꼬(혼혈아)'라 명명했다.

아이노꼬의 출현으로 어민들은 일 년 내내 바다에 나갈 수 있었다. 이른바 '어선 이노베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윤희원이 제작한 조선범선에 발동기를 단 '아이노꼬'는 동해안을 장악한 뒤에 바람처럼 내달아 남해안마저 울진 산 동력선으로 집어삼켰다.

후포항과 죽변항을 살찌운 '정어리바리'는 60년대 꽁치의 출현으로 '꽁치바리'와 '오징어바리' 시대를 맞는다.

이어 2000년대부터 후포항은 '울진대게'와 '울진 붉은 대게(홍게)'의 주산지로 전국의 시선을 모으며 '동해안 해양 거점도시'로 우뚝 선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군의 대표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 축제'.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이나 쿵쿵 달넘세/물레 실실 감아라...'달넘세' 여성대동놀이 신명판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민들은 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창조했으며 바다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온 '용신'을 섬겼다.

어민들은 생업주기와 세시풍속을 절묘하게 섞어 '영등굿'과 '벨신굿(동해안별신굿)'이라는 탁월한 마을 축제를 탄생시켰다.

후포항을 비롯하여 울진의 해촌에서는 지금도 종합예술축제이자 해촌 문화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동해안별신굿(별신 또는 벨신)'이 3년 혹은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연행되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별신굿의 연행은 여전히 해촌 주민들에게는 생업과 직결된 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달넘세'는 울진지방 해촌에 전승되는 여성중심 집단놀이이다.

음력 이월 초 하루부터 보름에 이르는 기간은 해촌 여성들이 고된 노동의 일상를 털고 꿀맛같은 휴식과 놀이에 들어가는 기간이다. 농촌으로 치면 농한기인 셈이다.

이 무렵 후포항을 비롯 울진 연안 해촌의 여성들은 '불가(백사장)'에 나가 '산지(송아지)띠기'나 '남대문열기' 와 같은 단락을 가진 '달넘세' 놀이를 즐겼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후포항을 비롯 경북 울진 해촌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여성중심 대동놀이인 '달넘세'.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넘세는 이처럼 울진지방 해촌의 미역생산 노동을 반영한 전통놀이이자 음력 이월 보름 이후부터 시작되는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여성 노동해방 축제'이기도 하다.

울진 해촌에서 전승되는 '달넘세 놀이'는 '달넘세', '대문열기', '산지띠기', '기줄댕기기', '난장' 등 다섯 개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정월 보름과 이월 영등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해촌마을의 대동놀이를 한양명 교수(민속학)는 '여성, 용과 달의 축제'로 명명했다.

이들 여성대동놀이는 울진지방에서는 '달넘세'로, 영덕지방에서는 '월월이청청'으로, 남해안 지역에서는 '강강수월래'로 전승되었으며, 각기 독특한 놀이구조를 띠고 있다.

울진해촌의 '달넘세'는 노랫가락 또한 '빠른 자진모리' 양식이어서 숨이 턱까지 찰만큼 매우 격동적이며 빠른 몸짓으로 펼쳐진다.

달넘세는 인근 안동이나 영덕지방에서 전승되고 있는 '지에밟기'나 '월월이청청'과 같은 강강술래유형의 여성대동놀이로서 울진지방에서는 평해 직산리, 거일리 등 주로 해촌에서 왕성하게 전승되고 있다.

몇 해 전 필자는 지역 여성들이 주도하는 '달넘세' 놀이를 복원해 울진군의 대표적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축제' 상설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켰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후포항의 '백년손님 벽화골목'.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해촌마을은 바다라는 '총유자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노반회'와 '짬계' 등 마을자치조직을 자생적으로 구성해, 마을공동어로 규칙을 세우고 공동생산과 공동분배라는 정치·경제적 자치관행을 정착시켰다.

때문에 해촌의 자치규범은 농촌의 그것보다 월등히 뛰어난 자치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해촌에서 탁월한 자치관행이 정착된 것은 토지의 사적소유 개념이 강한 농촌에 비해 해촌을 떠받치고 있는 물적 토대가 무소유의 바다라는 점, 곧 바다라는 공유자산의 개념에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황대헌 "결승서 플랜B 급변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는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황대헌(강원도청)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 너무 소중한 메달"이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월드투어 시리즈를 치르면서 많은 실패와 도전을 했고, 그런 부분을 제가 많이 연구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8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다. [밀라노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황대헌이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02.15 psoq1337@newspim.com 황대헌에게 이번 올림픽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부상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날 결승은 9명이 함께 뛰었다. 황대헌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결승에서 10명이 뛰었다. 그리 놀라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쇼트트랙 레이스의 흐름이 많이 바뀌어서 공부도 많이 했고, 계획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운영엔 다양한 전략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플랜B로 바꿨다"며 "자세한 내용은 제가 많이 연구한 결과라 소스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psoq1337@newspim.com 2026-02-15 09:10
사진
최가온이 전한 긴박했던 순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세화여고)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최가온. [사진=대한체육회] 최가온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날 결선 1차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내려와 상태를 확인했고, 들것이 대기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최가온은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으로 가야 했고, 그러면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선수가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발가락부터 힘을 주며 움직이려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걸을 수는 있었지만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다. 최가온은 "나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지만 코치님은 걸을 수 없는 상태로 보셨다"며 "이를 악물고 계속 걸어보려 했고, 다리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2차 시기 직전 기권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1, 2차 시기 연속 실수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 시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가온은 "긴장감이 오히려 사라졌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900도와 720도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며 90.25점을 받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과 관계도 화제가 됐다. 최가온은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 순간 '내가 언니를 넘어섰구나' 하는 감정이 몰려왔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이어 "경기 전에는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존경하는 선수라 기쁨과 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상 직후 재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 오빠들과 함께 타며 자연스럽게 생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며 웃었다. [리비뇨=로이터뉴스핌]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 선수가 지난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6.02.13 photo@newspim.com 많은 눈이 내린 경기 환경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첫 엑스게임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괜찮았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함박눈이 내려 오히려 예쁘다고 느꼈다. 시상대에서도 눈이 내려 클로이 언니와 '이렇게 눈이 내리니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이 아주 아팠지만 많이 좋아졌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 다친 왼쪽 손목은 귀국 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지는 못했다.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긴장감을 다스리는 법도 보완하고 싶다"며 "먼 미래보다 당장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가온. [사진=올댓스포츠]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가온은 "아버지가 내가 어릴 때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후 계획을 묻자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친구들과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금메달과 함께 포상금과 고급 시계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과분한 것들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겠다"고 말했다.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는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말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들것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 17세의 선택은 결국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가 됐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4 22:3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