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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② 협업·생태어로의 정수 울진 후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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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총유자산' 체계적 관리...노반회·짬계 등 자치조직 '탁월'
최초의 동력선 발상지...동해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햇살보다 더 투명한 은빛 멸치 떼. 그물을 당기는 어부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새벽녘 차가운 바닷바람을 몰고 바다로 떠났던 어부들의 근육질 팔뚝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어∼이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허 날 배야/ 어∼이 날 배야/ 어 ∼이 소다/어∼이 날 배야/ 어∼이 조오타/ 어서 많이 돈 벌어 가지고/ 노리야 당겨라/ 에∼이 날배야/ 고향산천에/ 에∼이 날배야/ 에∼이∼앗싸/ 에이앗싸/ 마이도 얽끌렸다/ 아이그 빨리 당기자/ 빨리 당겨라/ 어여어 어여어〈중략〉」

울진의 최남단 후포항과 평해 거일리 일대 해촌에서 전승되는 '그물당기기' 노래의 한 구절이다.

그물당기기는 노동요이다. 거친 바다에 맞서 질기고 빛나는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고 꿈을 가꿔 온 뱃사람들의 삶의 곡절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남쪽 관문으로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이자 동해안 수산자원의 보고인 울진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의 본래 이름은 '휘라포(輝羅浦)'이다. '비단처럼 빛나는 포구, 갯마을'의 뜻이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후포 앞바다처럼 속살이 투명하게 비치고 비단결처럼 맑고 부드러운 이름은 '후리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자어 표기도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후포(后浦)'로, 또 다른 온라인판 사전은 '후포(厚浦)' 따위로 혼용해 기록하고 있다.

'후리포'는 1960년대 후포 앞바다를 풍미했던 멸치떼로부터 연연한 것으로 짐작된다.

해류를 따라 백사장에 연접해 이동하는 멸치떼의 습성을 반영해 발달한 어구와 어법이 '후릿그물'이다.

후포항에 질긴 삶을 풀고 평생 바다와 살아 온 어민들은 "물 반 멸치 반"이라는 말로 1960년대 당시 후포항을 기억한다.

'후리포'라는 마을 이름도 당시 성행했던 '후릿그물', 한자어로는 '휘리(揮罹)'로 표기된다.

'후릿그물'이 '휘리(揮罹)'라는 명칭으로 자주 등장하는 시기는 조선 후기부터였다.

1908년에 발행된 '한국수산지 韓國水産誌' 제1집에는 각종 어구의 설명에서 '후릿그물'을 지예망(地曳網:地引網)이라고 들고 그 밑에 '휘리망'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전자는 일본식 명칭이다.<민족문화백과사전 참조>

1950~60년대의 울진 후포항[사진=남효선 소장]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포항은 1970년대 들어 포항제철의 원료 출하와 포항항의 대체항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이 본격화 됐다.

1970년 연안화물 및 여객수송을 위해 제2종 어항으로 지정되고, 1986∼1994년 사이에 물양장을 축조했으며 1993년까지 방사제를 축조.보강해 1993년 연안항으로 개칭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국제마리나항만 조성으로 동해안 최고의 해양레저관광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후포항. 2022.08.03 nulcheon@newspim.com

1980년대 들어 동해안의 특산물인 '울진대게'와 '울진붉은대게' 주산지로 자리잡았으며, 동해안 해양생태계 보고인 '왕돌초'를 품은 항구로 동해안 최고의 항구도시로 발달했다.

최근에는 국제마리나항만이 조성되면서 해양레저관광의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멸치후리는 그물과 노동력이 빚은 생태 어로의 정수

후포항에서 현재도 이뤄지는 전통 어로행위는 협업노동의 정수를 보여준다.

후릿그물을 이용한 멸치잡이 또한 전형적인 협업노동체계를 갖춘 어로양식이다.

후포항을 비롯 울진 해촌의 전역에서 왕성하게 행해진 '멸치후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행해진다.

하나는 갯가(불가; '불'은 백사장을 일컫는 울진지방 방언)'로 떼 지어 이동하는 멸치 떼를 순전히 그물과 노동력만으로 뭍에서 끌어올리는 방식이며, 또 한 가지는 이동하는 멸치 떼를 좇아 두 척의 배로 그물을 당겨 잡는 방식이다.

울진 해촌에서는 '뭍에서 당기는 멸치후리'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주로 보리가 팰 무렵인 5∼7월에 걸쳐 행해진다. 이 무렵에 멸치 떼가 무리를 지어 북상하기 때문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해촌의 협업 어로 정수를 보여주는 '후릿그물당기기' 시연.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멸치 떼가 출현할 시기면 '물살과 물때를 잘 식별할 수 있는 어부'인 '망잽이'가 이른 새벽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망산(望山)' 에 오른다. 당시의 망산은 현재 후포항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등기산'이다.

이때쯤 마을 주민들은 '멸치를 퍼 담을 온갖 도구' 를 들고 갯가로 뛰어나갈 준비를 한다. 이윽고 멸치 떼가 은빛으로 반짝이며 북상하면 망잽이가 "후리야"라고 소리치며 마을 주민들을 모은다.

이 때 마을 장년들이 '새쪽(북쪽)'과 '마쪽(남쪽)'으로 펼쳐놓은 그물을 당길 채비를 갖춘다.

망잽이가 마침내 "후리다 당겨라"고 소리치면 주민들이 떼를 지어 후릿그물을 당겨 올린다.

후릿그물을 당길 때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그저 마을주민이면 누구나 그물당기기에 한 품씩 힘을 보탠다.

아낙들과 아이들은 '양재기'니 '자배기', '소쿠리', '함지' 따위를 들고 멸치 떼를 퍼 올린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협업노동의 진수'가 축제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금세 유월의 뜨거운 백사장은 은빛으로 반짝이는 멸치 떼로 뒤덮인다. 한바탕 멸치후리가 끝나면 마을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싱싱한 멸치를 한 아름씩 안거나,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후포 항에서 멸치후리 망잽이로 평생을 바다에서 보낸 김순길(87, 후포면 후포리)씨는 "전통적 방식인 멸치후리는 60년대 후반까지 성행했다. 멸치후리는 한 마을의 주민들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노동이자 흡사 마을주민들이 함께 펼치는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후포 앞 바다를 평생의 삶의 터전으로 가꿔 온 후포항 사람들은 생업을 위한 바다와의 오랜 투쟁과정에서 자연을 읽는 방법을 스스로 몸에 익혀온 셈이다.

경북 울진 후포리의 신석기 유적[사진=뉴스핌DB] 2022.08.03 nulcheon@newspim.com

◆ 후포항은 울진지방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

후포항에는 검푸르게 날 세운 바다와 이를 딛고 자신의 생존과 후손의 번창과 마을의 항구적 존속을 위해 숱한 날을 힘든 노동으로 버텨온 선인들의 강인한 생명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후리포는 울진의 북쪽 관문인 죽변항과 함께 울진을 상징하는 대표적 항구이다.

또 예부터 울릉도와 독도 그리고 일본을 잇는 동해안의 거점 항이자, 나아가 동북아와 환태평양 그리고 시베리아를 잇는 물류 항으로 중요한 지정학적 기능을 가진다.

특히 후포 항은 울진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선사시대 유적군이 존재하는 곳이다. 신석기 유적군인 '후포리유적'이 그것이다.

까마득한 선사시대 고대인들이 그러했듯이 후포항 등기산 일대에 삶의 보금자리를 튼 울진지방의 선조들도 갯가의 구릉과 산등성이에서 뿌리를 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등기산 공원.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후리포에서 신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곳은 후리포항을 북서로 감싸고 있는 '후포 등기산'일대이다.

후포 등기산 일대에서 발견된 신석기 유물의 성격은 '선사인들의 집단매장지'이다.

후포선사시대 유적이 세간의 시선을 끄는 것은 '붉은 색(朱)을 칠한 유골이 대거 발굴'됐기 때문이다. 이를 학계에서는 "선사인들의 신앙의 표출방식"으로 해석하고 "벽사(僻邪) 의식이 행해졌을 것"으로 비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사회에서 '붉은색'은 '잡귀를 쫒는 벽사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전문 학계는 후포리 집단묘의 특징으로 '세골장의 집단매장 양식'을 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장방식은 지금까지 다른 유적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울진지역만의 독특한 묘제라고 설명한다.

후포리 유적발굴보고서에 따르면 마제돌도끼 130여점을 비롯 '구두주걱모양의 장신구' 등 17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또 이곳에서 발굴된 '돌도끼류'는 넓적하고 길이가 긴 형태로 신석기시대 유물에 비해 매우 독특한 형태로 확인됐다.

울진군은 구석기유적군이 발견된 등기산 정상에 전시관을 건립해 역사관광 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 동해연안 어로기술 혁명의 현장....최초의 동력선 발상지

이른바 해촌의 생태적 특성에서 주목되는 것은 '민속기술의 개발과 축적'이다.

바다를 극복하는 일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람의 생태와 물길의 흐름을 체득하는 일'이다. 때문에 해촌 주민들은 선조의 선조들이 축적해 놓은 어로기술관행을 중요한 기술체계로 정착시켰다.

어민들은 바람의 생태를 민속기후학적 지식체계로 가다듬었으며, 물길의 흐름을 시간별, 기후별, 계절별로 체계화시켰다.

어민들은 1월에서 6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깔'로, 3월에서 5월까지 부는 바람을 '마깔(갈바람)'로 구분했으며, 5월에서 7월까지 부는 바람을 '하늬바람', 10월에서 11월까지 부는 바람을 '샛바람'으로 나눴다.

또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을 '들바람'으로 정교하게 나눠 바람의 성질에 따라 배를 띄우고 그물을 놓고 먼 바다까지 고기잡이를 나갔다.

어민들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물을 '맞물',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물을 '썰물'로, 밖에서 안으로 흐르는 물을 '들물',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물을 '날물', 안에서 동북으로 흐르는 물을 '새밥물', 안에서 동남으로 흐르는 물을 '마밥물'로 나누고 제자리에서 회오리처럼 뱅뱅 도는 물은 '수샛물'로 부르며 그 때마다의 고기떼의 이동을 인지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수산자원 보고이자 대표적 해양관광명소인 후포항의 '울진대게' 공매 모습.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동해연안의 작은 포구였던 휘라포를 동해안 최고의 항구로 탈바꿈시킨 것은 1940~60년대에 걸쳐 성행한 '정어리바리'이다.

정어리는 군류성, 온류성 어족이다. 기록에 따르면 정어리 잡이가 한창이던 1940~60년대 후포항에는 무려 7개소의 정어리공장이 있었다. 정어리는 두만강의 얼음이 풀려 흙탕물이 남으로 흐르면 이를 좇아 무리지어 남하한다.

이때쯤이면 후리포의 경험 많은 어민들은 한반도의 최북단인 청진, 서수라까지 범선을 끌고 정어리바리에 나섰다.

후포사회의 주민 자치 최고의결기구인 '노반회'의 어른들은 " 당시 10월 무렵 한 떼의 범선 선단이 황포 돛대를 펄럭이며 갈바람을 타고 정어리바리를 위해 북상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당시 정어리 잡이에 사용된 그물은 '정어리유자망'이었으나 60년대 이후 '건착망'으로 변환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해양먹거리 관광명소인 후포항의 명물 '등기산스카이워크'. 2022.08.03 nulcheon@newspim.com

60년대 말, 후포항과 죽변항에서 '바다를 뒤흔드는' 혁명적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아이노꼬(일본어로 혼혈아라는 뜻)'로 불리는 동력선의 출현이 그것이다.

이 동력선은 죽변항 출신의 이름 난 배(船) 도목수인 '윤희원'이 종래의 범선에 발동기를 설치하고 '아이노꼬(혼혈아)'라 명명했다.

아이노꼬의 출현으로 어민들은 일 년 내내 바다에 나갈 수 있었다. 이른바 '어선 이노베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윤희원이 제작한 조선범선에 발동기를 단 '아이노꼬'는 동해안을 장악한 뒤에 바람처럼 내달아 남해안마저 울진 산 동력선으로 집어삼켰다.

후포항과 죽변항을 살찌운 '정어리바리'는 60년대 꽁치의 출현으로 '꽁치바리'와 '오징어바리' 시대를 맞는다.

이어 2000년대부터 후포항은 '울진대게'와 '울진 붉은 대게(홍게)'의 주산지로 전국의 시선을 모으며 '동해안 해양 거점도시'로 우뚝 선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군의 대표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 축제'.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이나 쿵쿵 달넘세/물레 실실 감아라...'달넘세' 여성대동놀이 신명판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민들은 바람의 신인 '영등신'을 창조했으며 바다를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온 '용신'을 섬겼다.

어민들은 생업주기와 세시풍속을 절묘하게 섞어 '영등굿'과 '벨신굿(동해안별신굿)'이라는 탁월한 마을 축제를 탄생시켰다.

후포항을 비롯하여 울진의 해촌에서는 지금도 종합예술축제이자 해촌 문화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동해안별신굿(별신 또는 벨신)'이 3년 혹은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연행되고 있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별신굿의 연행은 여전히 해촌 주민들에게는 생업과 직결된 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달넘세'는 울진지방 해촌에 전승되는 여성중심 집단놀이이다.

음력 이월 초 하루부터 보름에 이르는 기간은 해촌 여성들이 고된 노동의 일상를 털고 꿀맛같은 휴식과 놀이에 들어가는 기간이다. 농촌으로 치면 농한기인 셈이다.

이 무렵 후포항을 비롯 울진 연안 해촌의 여성들은 '불가(백사장)'에 나가 '산지(송아지)띠기'나 '남대문열기' 와 같은 단락을 가진 '달넘세' 놀이를 즐겼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후포항을 비롯 경북 울진 해촌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여성중심 대동놀이인 '달넘세'. 2022.08.03 nulcheon@newspim.com

달넘세는 이처럼 울진지방 해촌의 미역생산 노동을 반영한 전통놀이이자 음력 이월 보름 이후부터 시작되는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여성 노동해방 축제'이기도 하다.

울진 해촌에서 전승되는 '달넘세 놀이'는 '달넘세', '대문열기', '산지띠기', '기줄댕기기', '난장' 등 다섯 개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정월 보름과 이월 영등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해촌마을의 대동놀이를 한양명 교수(민속학)는 '여성, 용과 달의 축제'로 명명했다.

이들 여성대동놀이는 울진지방에서는 '달넘세'로, 영덕지방에서는 '월월이청청'으로, 남해안 지역에서는 '강강수월래'로 전승되었으며, 각기 독특한 놀이구조를 띠고 있다.

울진해촌의 '달넘세'는 노랫가락 또한 '빠른 자진모리' 양식이어서 숨이 턱까지 찰만큼 매우 격동적이며 빠른 몸짓으로 펼쳐진다.

달넘세는 인근 안동이나 영덕지방에서 전승되고 있는 '지에밟기'나 '월월이청청'과 같은 강강술래유형의 여성대동놀이로서 울진지방에서는 평해 직산리, 거일리 등 주로 해촌에서 왕성하게 전승되고 있다.

몇 해 전 필자는 지역 여성들이 주도하는 '달넘세' 놀이를 복원해 울진군의 대표적 먹거리축제인 '울진대게.붉은대게축제' 상설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켰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후포항의 '백년손님 벽화골목'. 2022.08.03 nulcheon@newspim.com

해촌마을은 바다라는 '총유자산'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노반회'와 '짬계' 등 마을자치조직을 자생적으로 구성해, 마을공동어로 규칙을 세우고 공동생산과 공동분배라는 정치·경제적 자치관행을 정착시켰다.

때문에 해촌의 자치규범은 농촌의 그것보다 월등히 뛰어난 자치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해촌에서 탁월한 자치관행이 정착된 것은 토지의 사적소유 개념이 강한 농촌에 비해 해촌을 떠받치고 있는 물적 토대가 무소유의 바다라는 점, 곧 바다라는 공유자산의 개념에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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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잠수함은 순항핵잠(SSGN)"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은 핵연료를 추진 동력으로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순항미사일(SLCM)을 운용할 수 있는 8700t급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올해 3월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가 추진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당시 잠수함 하단부만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동체 전체를 전격 공개했다. 건조 중인 핵잠 배수량이 8700t급이라고 처음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방청도료가 칠해진 대형 선체를 살펴보는 김정은과 수행 간부들. [사진=노동신문]  ◆핵연료 장전·원자로 시운전·실출력 운전 남아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핵잠 건조 단계와 관련해 원자로 등 핵심 장비가 들어간 상태의 외피 결합과 외관 완성으로 평가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추진잠수함 건조 단계로 볼 때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주터빈 계통, 감속기·주축 라인, 주냉각 펌프 하우징, 미사일 발사관 구조물이 내부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잠수함 중앙부에 서 있는 김 위원장의 선체 중앙부는 원자로 구획 부분"이라면서 "최고지도자에게 공개했다는 것은 원자로 탑재가 끝난 완전한 선체 실루엣 상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핵연료 장전과 완전한 원자로 시운전, 실출력 운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8700t급과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 함교와 발사관 구간이 연동된 설계라고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25개의 다축 트롤리에 얹혀 있는 잠수함 공개와 배수량 기준 미국·러시아·중국 등의 통상 1만1000~1만8000t급의 전략핵잠(SSBN)이나 순항핵잠(SSGN) 보다는 작은 사이즈"라면서 "배수량 기준으로는 러시아의 아쿨라급(8000~8500t), 델타급 III·IV(9000~10000t)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살펴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딸 주애와 함께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뒤편의 '군자리 혁명 정신'이란 글귀는 6.25 전쟁 당시 탄약과 무기 제조와 보급을 위해 지하 군수공장이 위치한 군자리의 주민들이 결사의 각오로 임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선동 구호. [사진=노동신문] ◆SLCM에 소수 SLBM 운용 혼합형 배치 특히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특징은 중앙 미사일 발사관 구획과 함교를 구분하지 않고 일체화시킨 설계"이라면서 "함교(지휘·항법·센서·통신 상부구조)와 발사관(VLS) 사이에 독립 격벽을 치고 외관상 매끄럽게 연동된 외형으로 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선체골격에서는 러시아 델타급 III·IV, 선체 비율에서는 중국의 진급(Type 094)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부가 두툼해지는 배럴형(bulged) 실루엣으로 발사관을 중앙에 집중 배치하는 델타급의 전형적 특징과 유사하다. 중앙 발사관 높이를 함교와 연동시킨 것은 SLCM 이외에도 소수의 SLBM을 운용하는 혼합형 배치 가능성도 있다고 홍 선임연구위원이 분석했다. 북한의 잠수함 용어 표현과 잠수함 성격으로 봤을 때 순항핵잠(SLCM)용이거나 SLCM 다수와 SLBM 소수의 혼합 플랫폼으로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을 영문판에 'nuclear-powered strategic guided missile submarine'로 표기해 'guided missile'은 통상 순항미사일(SLCM)"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왼쪽 셋째) 국무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돌아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조춘룡(김정은 오른쪽) 등과 잠수함 설비를 살펴보는 장면. 뒤편으로 '침략자 미제와 대한민국 것들을 쓸어버릴 무기생산에 총권기하자'는 선동 구호가 보인다. [사진=노동신문]  ◆한국 해군 핵잠수함 건조·도입 속도 붙을 듯 홍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핵탄두 SLCM을 탑재하는 SSGN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소수의 SLBM과 다수의 SLCM 혼합 플랫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핵탄두와 재래식탄두 이중 용도의 전략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일 경우에는 저고도 비행으로 요격 회피 가능성이 있어 '제2격' 보복능력이 신장될 것으로 분석됐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8700t급 SSGN일 경우 전략순항 미사일 화살-2, 화살-1라-3(대형화 개량형), 불화살-3-3-1 등을 탑재할 수 있고 사거리는 1500~2000km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잠수함 함수 부분에 어뢰관 6~7개가 식별돼 핵어뢰 탑재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미국은 공격핵잠(SSN) 50척과 순항핵잠(SSGN) 4척, 전략핵잠(SSBN) 14척 잠수함 전력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24시간 365일을 중단 없이 전략·전술 작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핵잠 실물 전체를 전격 공개함에 따라 향후 한국의 핵잠 건조와 도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kjw8619@newspim.com 2025-12-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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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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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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