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인용 안되면 분열심화...헌법수호관점 판단"
"헌재의 편향성 문제는 선고 이후에도 계속될 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진행 된 가운데 탄핵심판 선고 전 재판관 평의(사건의 쟁점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는 회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재판관이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을 파면시킬 것으로 예측하며 이르면 3월 초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변론 이후 헌법재판관들은 평의를 개최하고 결정문을 작성해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심판에서 최종변론부터 선고까지 총 15일이 걸렸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이 걸렸다. 동일한 속도로 진행된다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3월 중순, 빠르면 3월 초에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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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재판관 평의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평의는 11차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8차례 진행됐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는 공개변론 중간중간 평의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최종변론 후 평의가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당초 선고 시점의 변수로 예상됐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취임 여부 역시 공개변론이 종결된 상황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오는 27일, 최상목 권한대행의 마은혁 후보자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와 관련된 권한쟁의 사건을 선고한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31일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에 대해 여야 합의가 안됐다는 점을 문제 삼아 임명을 보류했다. 이에 국회 측은 "국회의 재판관 선출권과 헌재 구성권을 침해했다"면서 권한쟁의를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법 66조 2항에 따르면, '헌재가 부작위(불임명)에 대한 심판청구를 인용하면 피청구인은 결정에 따라 처분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마 후보자가 27일 선고를 통해 임명 보류가 위법하단 결정이 날 경우 마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는데, 마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이미 최종변론까지 끝난 윤 대통령 사건에 대해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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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헌법재판관 등이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심판 11차 변론에 참석해 인사하며 자리에 앉고 있다. 2025.02.25 photo@newspim.com |
탄핵심판이 준용하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판 개정 후 판사의 경질(변경)이 있을 때는 공판절차를 갱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마은혁 후보자가 임명 후 재판에 참여하면, 이미 마무리된 공개변론을 다시 틀고 증거조사도 새롭게 해야 하므로, 신속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것이다.
헌재는 탄핵심판 변론 기간 동안 탄핵에 따른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국민적 혼란과 갈등, 국정 불안이 초래되는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게 위해 신속하게 심판을 내리려는 모습을 보여 왔다. 헌재는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증인신문도 심판정 내 설치된 초시계로 90~120분 시간제한을 두기도 했다.
법조계는 헌재가 헌법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헌재의 편향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을 점쳤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은 최종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국민통합을 이끄는 기능이 있다"면서 "만약 탄핵 인용을 하지 않는 재판관이 나올 경우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중심으로 분열이 심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재판관 마다 성향을 달라도 헌법수호 관점에서 만장일치로 탄핵인용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심판 변론에서 헌재가 윤 대통령의 변론을 끝까지 듣지 않고 중단한 부분이나 국회의원 체포 지시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변론을 종결한 점에서 헌재 결정의 편향성 문제는 선고 이후에도 문제제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만장일치로 인용결정이 나더라도 더이상 그것이 중요하진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