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상 7월 5% 넘게 오르면 8~9월에도 상승확률 커"
8월 이후 지표 및 금리 전망 예의주시해야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최고의 7월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추가 상승을 점치면서도 시장을 뒤흔들 충격이 또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우지수는 7월 한 달 동안 6.7% 올랐고, S&P500지수는 9.1%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한 달 사이 12.4%가 뛰었다.
차트 분석가들은 대개 7월 증시가 강력한 상승세를 연출했을 때 뒤이은 8월과 9월에도 지수가 위를 향했던 적이 많았고, 중간선거가 예정된 해에는 추가 상승 확률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시장 최대 악재로 꼽히는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속도 변화, 침체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여전한 불확실성이 남은 상태라 시장이 한 번 더 출렁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P500지수 5년 추이 [사진=구글] 2022.08.02 kwonjiun@newspim.com |
◆ 확률상으론 8~9월 '양호'
과거 시장 흐름만 놓고 본다면 미국 증시는 최소 9월까지는 상승할 확률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기술 전략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7월 중 최소 5% 이상의 상승 랠리가 나타났을 때 8월 중 추가 상승이 연출된 확률은 59%였고, 평균 상승폭은 2%였다. 또 9월에도 추가 상승이 이어진 확률은 55%였으며, 평균 상승폭은 0.7%였다.
올해처럼 중간 선거가 예정됐던 해의 경우 7월 증시가 5% 넘게 상승했을 때 S&P500지수가 8월에 추가로 올랐던 확률이 77%로 더 높았다. 다만 평균 상승폭은 단 1%에 그쳤다. 또 9월 추가 상승 확률은 69%였으며, 평균 상승폭은 1.3% 정도로 확인됐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시장이 상반기와 같은 급격한 하락세를 다시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기술전략 대표 마크 뉴튼은 8월 첫 2~3주는 지수가 아래를 향할 가능성이 있으나 8월 중순 이후로는 강력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오펜하이머 기술 분석 대표인 아리 왈드는 6월 중 항복 신호가 나타난 뒤로 시장은 바닥을 다지는 중이라면서도, 9월보다는 8월이 다소 우려스럽다며 성적이 평균 이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왈드는 또 9월 중 매도세가 나타날 수도 있으나 6월 저점보다는 높을 것이며, 8월 S&P500지수가 4300까지 오를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 중에는 지수가 분명 위를 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스 시장 전략대표 데이비드 저보스는 수일 내지 수주 내로 증시가 랠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나 5년물 BER((5년 물가연동국채 TIPS-5년 만기 국채 명목금리) 추이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연준이 주목한 '지표'가 관건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이 지적했듯 앞으로 시장 향방을 좌우할 열쇠는 지표에 있다.
지난달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관련한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대신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봐가면서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투자자들은 앞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치와 노동시장 추이, 경기 침체 신호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문제는 지금까지 나온 시장 지표들만으로는 시장 방향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일례로 현재까지 발표된 기업 실적들의 경우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앞으로 전망치는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가총액의 4분의 3 정도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실적 공개를 끝냈고 이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9% 개선됐다. 에너지 부문을 제외하더라도 S&P 기업들의 매출은 3.8% 늘어 1970년 이후 평균 증가속도인 2.6%를 넘어선 상태.
하지만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7월 중 S&P500 편입기업들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평소보다 큰 폭으로 하향했다. 이들이 편입 기업 전체의 EPS 전망치 중간값을 종합해 산출한 3분기 바텀업 EPS 전망치는 6월 30일부터 7월 28일 사이 2.5%가 낮아졌다.
모간스탠리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실적 전망치가 더 낮아지고 있고, 경제도 위축 국면인데다 연준 긴축 정책까지 지속돼 최근 나온 증시 반등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BofA 역시 침체 압박을 받는 임의 소비재 관련 기업들의 경우 실적을 공개한 곳이 전체의 60% 정도에 불과해 어닝 서프라이즈 축포를 터뜨리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물가 지표 역시 정점 논란이 여전한 상태다.
전년 대비 9.1% 뛰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월에는 다소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으나,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8% 올라 4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미 상무부가 공개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연율로 0.9% 감소해 2개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 침체 우려를 키운 상태다.
미국 경제가 실질적인 침체인지 아닌지는 이달 말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인데, 심포지엄에서 나올 금리 관련 발언과 침체 판단 등도 시장 향방을 좌우할 단서가 될 예정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