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로 제격, 토종 브랜드 속속 도전장
동원·하림·SPC 등 '확장 경쟁'
높은 해외브랜드 선호에 제일제당·빙그레는 철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하림, 동원그룹, SPC그룹 등 식품업체들이 펫푸드를 비롯한 반려동물사업 확장에 나섰다. 내수 위축으로 새 먹거리 찾기에 골몰하던 식품가에 '반려동물사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 자회사 동원디어푸드는 최근 블랭크코퍼레이션으로부터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아르르'를 인수했다. 아르르는 반려동물 의류, 목줄, 영양제 등을 판매하는 반려동물용품 전문 온라인 브랜드다. 기존 '츄츄닷컴'을 통해 동원F&B 펫푸드 전문 브랜드 '뉴트리플랜' 등 반려동물 식품을 판매하던 동원디어푸드가 일반 반려동물용품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케이펫페어 한 반려견이 간식을 시식하고 있다. 2022.07.22 pangbin@newspim.com |
SPC그룹도 올해 들어 반려동물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SPC그룹 계열사 SPC삼립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사료 제조·판매·유통 및 수출입'을 추가하고 반려동물 사료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도 지난달 판교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랩오프파리바게뜨'에 반려견 전용 제품을 선보였다. 이곳에서는 반려견용 크로아상, 식빵, 바게뜨 등 프리미엄 '파바독(DOG)' 제품을 판매한다. 반려견용 제품인 '파바독'은 크로와상, 식빵, 바게뜨 등 베이커리 메뉴로 구성돼있다. 반려동물 식품 전문생산업체인 바이오엠펫과 협업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림그룹의 반려동물 사료 계열사 하림펫푸드는 반려동물 사료를 대상으로 '맛 보장 환불보장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사료 제품 구매 시 동일 제품의 샘플을 증정하고 반려동물이 잘 먹지 않을 경우 100% 환불해주는 행사다. 하림펫푸드는 지난 5월 동결건조 사료 '더리얼로우'를 선보이고 매출액 목표치로 23억원을 제시하는 등 반려동물 사료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KGC인삼공사, 서울우유, 풀무원건강생활, bhc 등 식품업체들도 반려동물 식품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려동물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관장 지니펫 '밸런스업 더캣' 2종. [사진= KGC인삼공사] |
기존 반려동물 식품 시장은 국내 브랜드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은 분야로 평가됐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3년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 '오네이처' 등을 출시했지만 부진한 매출로 2019년 7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빙그레도 2018년 '에버그로'라는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를 선보였으나 다음해인 2019년 사업을 접었다.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65~70%를 차지하는 해외 브랜드의 점유율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해외 수입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18년 2억3892만달러 수준이었던 반려동물 사료(개·고양이용 소매용 사료) 수입액은 지난해 3억848만달러로 3년 새 29%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추세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이후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급격히 늘면서 반려동물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해외 브랜드의 여전히 문턱이 높지만 전체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015년 1조9000원에서 2021년 3조4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오는 2027년에는 관련 시장 규모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들도 소기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17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오던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한 베트남과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등 수출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원F&B의 경우 지난해 펫 푸드 사업 매출액이 약 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동원F&B는 오는 2025년까지 펫푸드 부문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 브랜드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품질'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식품 분야는 발전가능성이 높은 반면 CJ제일제당, 빙그레 등 국내 유수 업체도 고전할 정도로 해외브랜드의 선호도가 막강하다"며 "품질력, 브랜딩 등 소비자들의 기준 자체가 높아 만만한 사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