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과정서 소속회사 자산 활용한 우호지분 확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총수들이 지난 10년간 개인 지분을 줄이는 대신 계열사 자본을 '지렛대' 삼아 그룹 전체에 대한 실질적인 장악력을 높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승계 과정에서 상속·증여세 부담이 큰 개인 지분을 확보하기보다 소속회사의 자금력을 동원해 우호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적은 자본으로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리데스인덱스가 동일인(총수)이 있는 대기업집단 중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비교 가능한 31곳의 지분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총수의 평균 지분율은 지난 10년간 6.1%에서 3.9%로 2.2%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오너일가인 친족의 평균 지분율도 5.3%에서 4.2%로 1.1%p 감소했다.

반면 소속회사(계열사)의 평균 지분율은 49.4%에서 56.8%로 7.4%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총수와 친족, 계열사 등을 합친 우호 지분인 '내부지분율'은 64.3%에서 67.7%로 3.4%p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총수 개인의 직접 지분은 줄었음에도 계열사 자본을 활용해 그룹 전체에 대한 내부 지배력은 오히려 강화된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외부 감시가 느슨한 비상장사를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비상장사의 내부지분율 상승폭은 7.2%p(79.8%→87.0%)로 상장사(2.7%p)의 약 3배에 달했다. 두산(56.3%p↑), 교보생명(30.1%p↑), KCC(27.7%p↑) 등 10개 그룹은 비상장사 내부지분율이 두 자릿수 이상 급증했다.
지배구조 개편이나 승계가 진행 중인 곳에서도 지분 구조 변화가 뚜렷했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의 지분율이 16.2%p 급락했으나 소속회사 지분율이 47.5%p 급등하며 내부지분율이 86.1%까지 올랐다. 한국앤컴퍼니 역시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율이 11.3%p 하락하는 사이 소속회사 지분율이 33.1%p 확대되며 지배력을 유지했다.
다만 그룹의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만큼은 총수의 직접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31개 그룹 핵심 계열사에 대한 총수 개인 지분율은 20.1%에서 23.0%로 2.9%p 상승했으며, 핵심 계열사 내부지분율은 61.8%까지 높아졌다. 실례로 효성그룹은 조현준 회장의 지주사 지분이 10.1%에서 41.0%로 늘었으며,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도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을 39.7%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신세계, 한화, 현대차 등은 총수의 핵심 계열사 지분율이 낮아진 대신 친족 지분율이 높아진 사례로 꼽혔다. 이는 실질적인 승계는 마무리됐으나 동일인 지위는 여전히 선대 회장이 유지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