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자체 지원 책무 명문화...공공성 강화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저출생·초고령사회에 대응해 돌봄을 개인과 가족의 책임이 아닌 국가의 책무로 재정립하자는 '돌봄기본법' 입법 청원이 국회에서 공식 제기됐다.
참여연대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을 모두의 기본권으로 명시하는 상위법 제정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남 의원은 "돌봄은 더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필요할 때 지원을 받아야 하는 기본권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이를 위해서 돌봄을 국민의 권리로 명확히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분명히 규정하는 돌봄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돌봄기본법안은 생애 전 과정에서 돌봄을 받을 권리와 자신과 타인을 돌볼 권리를 선언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지자체의 책무, 재정 책임, 정책 추진 체계를 포괄적으로 규정한다.
법안에는 ▲돌봄에 관한 사회적 책임과 재분배 ▲돌봄노동자에 대한 인정과 보상 ▲돌봄보장급여의 기본원칙 ▲돌봄을 받을 권리, 돌봄할 권리 ▲돌봄의 공공성 강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등이 담겼다.
최혜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연령·지역·소득 수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돌봄의 질이 갈리고, 성별·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돌봄 책임이 과도하게 지워지거나 면제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돌봄을 가족과 돌봄노동자의 희생에 맡겨온 결과가 지금의 돌봄 부정의"라며 "국가 책임 아래 보편적 돌봄체계를 구축해 돌봄을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2024년 '돌봄 사회' 구축, 2025년 '돌봄 국가 책임 강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해 자체 법안을 마련해 왔으며, 이번 입법 청원을 계기로 돌봄 중심 복지국가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적절한 돌봄 없이 존엄한 삶을 기대할 수 없는 사회가 됐다"며 "국회와 정부가 시민 요구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했다.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는 돌봄기본법의 의의를 ▲보편적인 돌봄 관련 권리의 명문화 ▲국가 책무와 역할의 구체화 ▲돌봄 부담의 재분배와 돌봄노동자 권리 보장 ▲향후 돌봄정책의 기본 방향 제시 등 네 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존엄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돌봄을 받고,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과정에서 차별받거나 강요당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 너무나 당연한 내용을 법이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 돌봄기본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돌봄기본법안은 인간이 누구나 취약하고 의존적 존재라는 전제에서 돌봄을 공적 가치로 재정의하고, 국가·지자체·기업·민간단체·가족 구성원의 공동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용 동국대 교수는 "돌봄보장급여를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으로 규정해 경제력과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간호·요양·건강관리·재가서비스·주거까지 통합하는 체계를 법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돌봄정책위원회 구성, 재정 분담, 연차별 시행계획과 국회 보고 의무 등을 통해 돌봄권 보장을 위한 공공성을 실질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돌봄기본법 제정이 차별과 불평등 없는 돌봄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