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들, 백신·치료제·진단키트 개발 추진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국내 업체들은 원숭이두창 관련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WHO는 최근 원숭이두창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최고 수준의 경계 경보인 PHEIC를 선언했다. PHEIC가 선언되면 WHO는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지원, 국제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도 다양한 원숭이두창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HK이노엔은 2세대 사람 두창 백신을 원숭이 두창으로 적응증(사용범위)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에 착수하기 위해선 원숭이두창 균주를 확보해야 한다. 회사는 질병관리청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확보가 가능한 업체를 공유하는 등 균주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비임상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되면 사람 대상 임상을 거쳐야 한다.
HK이노엔은 지난 2008년 2세대 두창 백신을 허가 받아 이를 정부에 유일하게 납품하고 있다. 1980년 WHO가 사람 두창 박멸을 선언했으나 정부는 생물테러 공격 등 비상 공중보건 상황 등에 대비해 두창 백신을 비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HK이노엔은 3세대 두창 백신 비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3세대 백신은 2세대 백신의 번거로운 접종방식을 개선하고, 투여 대상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3세대 두창 백신 비임상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한다.
원숭이두창을 적응증으로 상용화된 백신은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노르딕이 개발한 '진네오스'가 유일하다.
백신뿐만 아니라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도구 개발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
먼저 씨젠은 최근 원숭이두창만을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는 연구용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진단시약은 1시간 30분만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다만 연구용 제품으로, 일반인이 사용하기 위해선 임상을 거쳐 인허가 절차를 받아야 한다.
씨젠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상황에 맞게 인허가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마시스는 원숭이두창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50분 이내에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분자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휴마시스 측은 "연구력을 집중해 빠른 시일 내로 분자진단키트를 완성하고 원숭이두창 확산의 진원지로 예측되는 유럽 시장에 우선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개발 중인 범용 항바이러스제 'CP-COV03'를 원숭이두창 등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바이오는 CP-COV03에 대해 코로나19를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이 코로나19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전임상과 임상 1상 없이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용도를 확대하는 임상 2상으로 직행할 수 있다. 그만큼 개발 시간이 단축된다는 의미다.
원숭이 두창은 아프리카 중서부 일부 지역의 풍토병이었으나, 최근 이례적으로 유럽과 스페인,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WHO 집계 결과 원숭이두창 환자는 전 세계 75개국에서 22일 기준 1만6016명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1명이다.
원숭이 두창은 원숭이 마마 바이러스에 의한 원숭이 전염병으로 사람도 전염될 수 있다. 얼굴과 몸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며 임상적으로 천연두와 비슷하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