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써브웨이, 올해 두 번째 가격 인상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 8% 기록...IMF 직후 최대치
원가부담 억눌렀던 라면·제과업계도 속속 인상 검토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롯데리아, 써브웨이 등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올해 두 번째 가격인상에 나섰다. 당초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던 곡물, 축산물, 유가 등 원가 상승세가 올해 들어 오히려 가파르게 오르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상반기 동안 원가부담을 억눌렀던 외식·식품업체들도 속속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오는 12일부터 대표제품군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인상한다. 지난 1월 제품 가격을 인상한지 6개월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당시 써브웨이는 샌드위치 평균 가격을 5.1% 올렸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도 최근 반년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16일부터 버거 등 제품 81종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단품 가격은 각각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세트메뉴 가격은 6200원에서 6600원으로 조정됐다. 롯데리아는 이미 지난해 12월 주요 제품 가격을 4.1% 인상한 바 있다. 가격을 올린 지 6개월 만에 두 번째 인상을 결정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외식 물가 지수가 작년 동월 대비 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2년 10월 8.8% 이후 약 30여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모습. 2022.07.06 hwang@newspim.com |
불과 3개월 간격으로 가격을 인상한 업체도 있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 2월 커피 음료 등 제품 49종 가격을 100원씩 올린데 이어 지난 5월 제품 가격을 100~300원 가량 추가 인상했다. 예컨대 커피민의 아메리카노 스몰 제품은 지난 2월 4800원에서 4900원으로 올랐고 3개월 뒤인 5월부터는 5000원으로 다시 조정됐다.
이들 업체들은 추가 인상에 대해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을 주 요인으로 꼽았다. 또 프랜차이즈 업체 특성상 가맹점들의 수익 보전도 고려 대상이다. 써브웨이 측은 "지속된 물가 상승으로 소상공인인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도 "코로나19 및 국제 정세 불안 등 대외적 원인과 인건비 상승 등 대내적 요인으로 인한 판매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곡물, 축산물, 유가, 물류비 등 전반적인 원부재료 가격이 올 초 대비 급등한 여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국제 밀 가격은 러·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3개월간 38.3% 상승했다. 기초 원재료인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오르면 빵, 국수 등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은 더욱 가팔라진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곡물가 상승은 사료 가격을 통해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달 국내 외식물가 상승률은 8.0%로 IMF 직후인 1992년 10월 8.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외식품목 가격은 올해 1월 대비 최대 8%가량 상승했다. 서울 기준 짜장면 평균 가격은 올 초 5769원 대비 8.5% 오른 6262원을 기록했다. 칼국수는 7769원에서 8269원으로 6.4%, 김밥은 6.3% 오른 2946원으로 3000원에 육박했다.
최근 1년 소비자 물가 동향 |
그간 원가 부담을 억눌렀던 외식·식품업체들도 가격인상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롯데리아가 두 번째 가격인상에 나선 가운데 맥도날드, 맘스터치, 버거킹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업체들도 원가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맘스터치와 버거킹은 지난 1월, 맥도날드 지난 2월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올 초 대비 빵, 패티, 야채 등 원재료 가격이 더 올라 원가 부담을 감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빵 가격도 위태롭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이번 주부터 단팥빵 등 약 80여개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지난해 1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지 1년 6개월 만이다. 파리바게뜨 등 경쟁사들도 추가 인상에 나설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라면, 제과업체들도 가격인상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주 재료인 밀가루와 팜유 등 유지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서다. 오리온의 경우 2013년 이후 9년 간 국내에서 가격을 동결해왔지만 최근 본격적인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 7~8월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렸던 라면업체들도 인상을 고심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주요 라면업체들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액이 늘더라도 영업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 인상 이후에도 원재료 구매 가격이 20~30% 뛰면서 사실상 원가부담이 크게 해소되지 않았다"며 "현재 가격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맞지만 소비자 저항, 정부의 물가감시 기조 등을 고려해 최대한 인상을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