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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 위한 정교한 경찰·검찰간 권한조정의 필요성

기사입력 : 2022년06월08일 09:05

최종수정 : 2022년09월29일 10:04

2021년 대대적인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국민의 힘 측의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국무회의에서 의결·공포됐습니다.

검찰이 권한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검수완박의 취지에는 공감합니다. 문제는 검찰개혁과 검수완박의 구체적 내용에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세심하고 정교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검수완박을 지지하는 측은 때로는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사람들을 핍박해온 거악'이어서 이를 척결하겠다는 듯 표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왜 검찰에 권력이 있었던 것일까요? 범죄자들이 두렵고 강한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사람들은 혼자 두렵고 강한 범죄자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선량한 약자들은 공동체에 속해 평화롭게 살기를 원했습니다. 약자들 모두가 스스로를 위대한 군주라고 생각하거나, 모두가 평등하게 동일한 권한과 지위를 갖는다고 생각해서 힘과 권한을 나눠 가진다면, '강한' 범죄자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김기원 변호사 [사진=한국법조인협회] 2022.06.08 peoplekim@newspim.com

그래서 선량한 다수의 약자들은 자신들 가운데에서 강하지만 관대하고 현명한 자를 지도자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지도자에게 '권력'을 집중시켰습니다. '다수의 약자들로부터 권한과 힘을 모아 받아 통제하는 강하고 선한자'가 공정한 재판장이 돼 도적과 살인자들을 무찌르고, 선량하고 약한 자들을 보호해주기 원한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모두가 위대한 군주처럼 동등하게 대접받기를' 원하는 대신, 강하고 선한 누군가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기 원했던 원래의 정당한 이유일 것입니다.

오늘도 수많은 선량한 약자들이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에게 얻어맞거나 돈을 뺏기지 않으리라고 믿고 생활합니다. 교활하고 강한 악인보다 더 강하고 선량한 지도자가 악인들을 처벌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검찰을 비롯해 현재의 형사사법기관들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검수완박의 내용에는 국민을 위해서 정교하게 검찰의 권한을 제어해 범죄자들로부터 국민을 최대한 보호하고자 하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 1970년대의 해병대사령부 해체 사례와 비교해보아도 그렇습니다. 해군의 육상전부대인 해병대는 과거나 지금이나 독립된 군이 아닌 해군 소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해병대는 '해병대사령부·사령관'을 중심으로, 해군과 별개로 인사 등의 독립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1973년부터 1987년 사이 14년간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됐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사령부 해체로 해병대는 '해군해병'으로, 해병대사령관은 '해군 제2참모차장'이 됐습니다. 해병대의 인사권 등이 사라져 독립성이 약화됐습니다. 그러나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됐으나, '해군의 육상전·상륙전 전문가'로서 해병대 구성원들이 그 역할을 잃은 적은 없었습니다.

해병대사령부 해체와 무관하게 해병대 구성원들은 상륙전 등 해군 육상전부대로서의 일을 할 기회가 계속 주어졌습니다. 즉 '해군과 해병대간의 권한조정'이 있었더라도, 이와 무관하게 해병대 구성원들의 능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이것이 기관간의 권한을 조정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일 것입니다.

반면 검찰개혁과 검수완박은 검찰의 구성원들이 잘 해오던 일들을 더 못하게 금지시킨다는 특이한 방식이 쓰였습니다. 검찰의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복잡한 기능, 역량, 문화 등은 일순간에 경찰에 인수인계 되기 어렵습니다. 이는 해병대사령부를 해체했다고, 한 순간에 해병대 구성원들의 역할을 해군에 넘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자, 경찰의 수사업무 처리와 관련해 현장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문제점' 설문조사에 응답한 변호사의 67%가 "수사지연이 심각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경찰의 수사역량 부족, 법리에 대한 이해부족, 검경수사권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수였습니다.

경찰만 글을 쓸 수 있는 인터넷 익명게시판에서도 상당수가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약자를 위해 아동과 장애인 사건을 주로 맡아온 변호사조차, 검수완박을 두고 '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해소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연일 주장했습니다. 경찰이 잘하던 유형의 사건이 있고, 검찰이 잘하던 유형의 사건이 있는데, 모두 갑작스럽게 경찰이 담당하게 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편 검수완박을 반대하는 측 역시 '국민을 위하는 진심'인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검사들의 권한을 축소시켰더니 생겨난 문제를 언급하며 다시 과거로 회귀하거나, 더 이상 검찰의 권한을 축소시키지 말고 현상유지해야한다는 식의 대안 없는 신중론이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로의 회귀나 현상유지가 충분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때문에 검수완박을 둘러싼 논의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경찰과 검찰의 권한 다툼처럼 보인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검찰의 권한 남용을 제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직접 수사범위의 축소, 검사장 직선제, 수사·기소 배심제도, 형사사법기관의 다양화, 민사사건에서의 증개개시제도 등 다양한 논의가 있습니다. 더 복잡한 고민을 거쳐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경찰·검찰 간 정교한 권한 조정 논의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기원 변호사(변호사시험 4회)

- 한국법조인협회 회장
-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이사
- 한국법조인협회 법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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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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