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의 장기간 봉쇄 정책이 미국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25일 중국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프랭크 셰 교수는 상하이 봉쇄가 미국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셰 교수는 "세계 각지에서 온 컨테이너선 수백 척이 상하이항에 묶여 있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부품을 해외로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부 미국 자동차 공장이 칩 부족으로 기한 내 신차를 인도하지 못해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은 5월 초 상하이항에 입항 대기 중인 선박은 344척으로 전월 대비 34% 늘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출발한 상품이 미국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소보다 약 74일 더 늦어지고 있다.
신차 재고도 크게 줄었다.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 평가 웹사이트 '카즈닷컴'에 따르면 올 4월 미국 자동차 대리점 신차 재고량은 101만대로 2년 전에 비해 70%나 감소했다.
완성차 기업들은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는 상하이 봉쇄 여파로 인한 부품 부족으로 일본 공장 일부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5월 25일부터 6월 3일까지 일본공장 10곳과 16개 라인을 최장 닷새간 가동 중단한다. 6월 생산 대수도 계획보다 10만대 줄인 85만대로 조정했다.
신차 공급이 부족해지자 중고차 가격이 강세를 보인데 더해 트럭시장에 공급되는 물량도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물류 공급사슬 단절로 이어져 건축자재 가격이 오르고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셰 교수는 전했다.
이외에도 애플은 지난 4월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문제로 2분기 40억~80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공급망 데이터 수집 회사 에버스트림 애널리틱스 역시 공급 부족으로 아이폰 생산의 20~30%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경제전문가 황스충(黃世聰)은 중국산 의약품, 원료의약품(API) 등의 미국향 수송량이 줄어들면서 일부 생활용품 부족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하이 양산(洋山)항의 컨테이너 부두.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코로나19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하이는 봉쇄를 점차 완하해 내달 1일부터 전면적 정상화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행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옌후이신(顏慧欣) 중화경제연구원(CIER) WTO센터 부집행위원장은 "정부가 걸핏하면 도시를 봉쇄 상황에서 상하이가 봉쇄를 전면 해제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봉쇄가 완전히 해제되더라도 이미 위축된 소비 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봉쇄의 영향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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