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성·경찰수사 통제·형벌집행 공백 문제 근거 제시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배용원 서울 북부지검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민 피해를 낳는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배 지검장은 22일 오전 서울북부지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법안의 문제점과 국민 피해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검수완박 법안으로 검찰의 수사기능이 완전히 배제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면서 "법안이 시행되면 검사는 피해자들의 호소를 들을 수 없게 되고 기록 너머에 숨겨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배용원 서울 북부지검장이 22일 오전 서울북부지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2022.04.22 krawjp@newspim.com |
북부지검은 김태현 살인사건을 예시로 들며 검수완박 법안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부지검은 "검찰에 송치된 후 우발범행을 주장하는 피의자에 대해 검사는 수십시간에 걸친 조사 등 보완수사를 통해 계획적인 범행을 밝혀내 무기징역이 선고됐다"면서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된다면 제2 제3의 세모녀 살인사건은 제대로 처리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A씨가 연락을 거부하자 스토킹을 하고 집을 찾아가 A씨와 A씨 여동생, 모친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헌법위반 ▲경찰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 문제 ▲형벌집행 공백의 문제 등을 제시하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부지검은 검수완박 법안이 헌법 제12조 3항에 규정된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과 어긋난다고 봤다. 배 지검장은 "헌법은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수사권 없는 기관은 강제수사에 필요한 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면서 "수사권을 경찰에 독점시켰는데 법원을 비롯한 사회각계에서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이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 장치를 없애 민주주의의 원리인 견제와 균형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 지검장은 "이 법안은 경찰에 수사권을 일원화하면서 경찰을 사법적으로 통제하는 장치를 없앴다"면서 "경찰은 수사 외에도 정보, 보안, 경비, 외사 업무 담당하는 거대한 공권력의 주체로 사법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부지검은 경찰 통제수단 부재시 ▲검사의 실질적인 영장심사권 박탈 ▲송치사건에 대한 사후통제 차단 ▲고소·고발 사건의 경찰 집중 ▲송치요구·명령규정 삭제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 폐지가 부패·경제·선거·대형참사 등 중요범죄에 대한 대응역량을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나왔다.
배 지검장은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면 영장이 필요한 강제처분과 도주한 피고인 검거등 형집행의 상당 부분이 무력화될 상황에 처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정된 형사소송법 시행 후 1년이 지났는데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국민들은 피해구제가 미흡하다면서 수사 현장에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보다 형사소송법의 문제를 제대로 평가하고 보완하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 시기와 절차에 대한 문제 지적도 나왔다. 북부지검은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는 문제가 공청회 토론과 숙의 없이 밀어붙이기로 하고 있다"면서 "법원, 변호사협회, 참여연대 등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 위헌성과 문제 제기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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