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중순까지 하루 30만~40만명 전망"
"요양병원·시설 뇌관…하루 1000명 가능성"
"더욱 강한 변이바이러스 발생 가능성 여전"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전 국민의 약 20%가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스텔스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을 감안할 때 향후 재확산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방역 완화 여파를 비롯한 완만한 감소 국면은 대유행 정점 상황에 사망자 급증 등 악재가 될 거란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 '진짜 위기' 이제부터…"사망자 하루 최대 1000명 가능성"
위중증·사망자 규모가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 대다수는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견되는 부분은 고령자가 기거·치료받는 요양병원·시설이다. 오미크론 폭증에도 느슨해진 방역 탓에 집단감염이 빈번하며 고령자 확진 증가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27일 신규 확진자 31만8130명 중 60세 이상 고위험군은 6만6348명으로 20%를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는 1216명, 사망자는 282명을 기록했다. 신규 사망자의 96.8%가 60세 이상 고령자였다. 지난 17일 62만명대 확진으로 정점을 찍었고 후행지표인 사망 발생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1159명,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65.6%로 집계된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전날보다 22만617명 늘어 역대 최다인 62만132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역시 429명으로 폭증하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2022.03.17 mironj19@newspim.com |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중증·사망 정점이 가까워지면서 하루 500~600명 수준 사망 발생이 2~3주 지속되고 특정적으로 사망자가 몰리면 최대 1000명도 나올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요양병원·시설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데 보호가 잘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먹는 치료제로 중증·사망을 일정부분 줄일 수 있겠지만 50만~60만명대 확진자가 나온 정점 규모 반영 시 하루 600~900명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며 "확진자 정점 하락 시점에 의료현장은 위중증자·사망자로 더욱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를 억제할 무기로 먹는 치료제가 지목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자·면역저하 감염자에 먹는 치료제를 빨리 주는 게 효과적 방법"이라며 "치료가 제때 안 되고 확진규모가 유지되면 이달처럼 500명 넘는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순영 가톨릭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앞으로 한 달간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명 넘게 나오는 등 적어도 4~5월은 상당한 위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먹는 치료제로 위중증 환자를 낮추는 한편 요양병원·시설에 중증질환 치료 병상을 늘려 집단 사망을 막아야한다"고도 했다.
◆ "유행 4월초·중순까지 이어질 것"…"새 변이 나와 재유행 가능"
오미크론 유행 정점을 찍고 내려온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유럽국가에서는 최근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속도가 빠른 스텔스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40% 넘게 검출된 만큼 유행 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신규 확진자가 역대 두 번째인 49만881명으로 집계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이날 누적 확진자는 1044만7247명으로 1000만명선을 넘어섰다. 2022.03.23 mironj19@newspim.com |
천은미 교수는 "국민 20~30%가 감염된 국가들이 재유행을 겪는 점에서 최대 40%는 감염돼야 유행이 끝날 것"이라면서 "하루 확진자 30만~40만명대를 오가는 정점 구간이 4월초·중순까지 갈 것으로 예측되며 의료 현장에서 확진자 숫자 자체는 줄고 있음을 체감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끝나더라도 신종 변이가 또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풍토화되는 사이 새 변이가 출현하고 면역 감소에 따른 재감염이 재유행을 키우는 요인이 될 거란 분석이다. 문제는 새 변이의 치명률·전파력이 계절 독감 이상인가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정부 의학보좌관 크리스 위티 박사는 "2년 내로 오미크론보다 더 나쁜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앤드루 램바우트 에딘버러대학 교수는 "다음 변이는 델타·알파 변이 계통으로 오미크론을 휩쓸 정도의 면역회피성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최근 출간한 네이처지에서 생물정보학자 앤드루 페이지 영구 쿼드럼연구소 박사도 "새 변이가 몇 달에 한 번씩 휩쓸 것"이라고 봤다. 페이지 박사는 이런 현상이 상당히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계절성 독감화 가능성과 일상 회복 기대감이 희석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유사한 진단을 내놨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변이 발생 확률이 매달 평균 30%로 반복적 재유행은 피할 수 없고 하반기에 새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새 변이 전파력·면역회피 능력에 따라 다음 유행 시점·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