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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대혼란] 위중증·사망자 연일 최대…사실상 방역 포기 '각자도생'

기사입력 : 2022년03월24일 15:28

최종수정 : 2022년03월24일 15:28

방역기준 속속 완화…신규확진 39만명대
사망자 최다 470명…94%가 60세 이상
고령층 집중관리군 제외, 치료제는 부족
처방지침 현장과 괴리, 방역포기 시각도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는 가운데 방역수칙 완화와 확진자 관리라는 가치가 상충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이 연일 세계 최다 기록을 보이고 위중증 환자·사망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체제로의 전환을 국민에 맡긴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 고령층 집중관리군 제외…치료제 부족, 의료현장 비상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사망자가 전날보다 179명 급증해 470명을 기록했다. 2020년 1월20일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수로 지난 17일 종전 최다 기록 429명을 뛰어넘었다. 위중증 환자도 1081명으로 17일째 1000~11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39만5598명으로 누적 1082명2836명이 됐다. 위중증자·사망자가 통상 확진자 급증 후 2~3주 시차를 두고 뒤이어 늘어난다는 점에서 확진자 정점 이후에도 피해 규모는 확산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날 사망자 93.8%를 차지한 60세 이상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고령층의 누적 치명률은 전체 0.13%에 비해 80대 2.84%, 70대 0.74%, 60대 0.17%로 월등하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차지 비중은 18%, 오름세로 향후 사망·위중증으로 악화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와중에 정부는 25일부터 60세 이상·면역저하자도 의료기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확진된 경우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시킨다. 이들은 그간 집중관리군으로 하루 2회 의료진에게 전화 건강 모니터링을 받아왔으나 이제 개별로 의료기관에서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60세 이상은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이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치료제 물량이 동나거나 병용 금기약물 등 문제로 의료진이 처방을 꺼려 치료가 원활치 못한 실정이다. 확진자 폭증에 정부가 결국 고위험군 관리마저 손 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한계 맞은 의료체계…정부는 코로나 감염병 등급 완화 추진

문제는 정부 정책이 국민들 인식이나 방역 현장과 괴리감이 크다는 점이다. 방역수칙 완화와 확진자 관리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시 '경증'이라는 인식과 감염병 확산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공존하며 이견이 첨예하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정부가 18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6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다만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시간은 기존과 같이 밤 11시까지로 유지된다. 아직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유행이 계속 급증하는 상황에서 큰 폭의 완화는 어려운 점을 감안, 일부 조치에 한해 소폭 조정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사진은 18일 오후 점심시간을 맞아 시민들로 붐비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2022.03.18 hwang@newspim.com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서) 해제, 거리두기 8인·밤 11시 연장 등 각종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코로나19 유행세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정부는 '병상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반복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대응 여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병원들은 밀려드는 검사자로 인해 일상진료는 실상 손 놓는 등의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현재 1급인 코로나19의 법정감염병 등급조정 방안 검토에 나선 것을 두고도 국민 방역 기강을 흔드는 성급·무책임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등급 조정 시 확진자 신고·관리체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결핵·수두·홍역 같은 2급 감염병으로 조정되면 의료진 등은 확진자 발생 24시간 내에만 당국에 신고하면 된다. 현재 1·2급 감염병 중 결핵·홍역 등 11종 환자에만 격리 의무가 적용돼 격리 조건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별개로 국가 전액 부담이던 코로나19 치료비를 환자가 부담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만약 중증으로 간다면 현재 투약하고 있는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경우 530달러(약 65만원) 선으로 5일 동안 복용해야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돈을 지불해야할 수도 있다.

긴급사용 승인된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는 1인당 800달러(약 97만원) 선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유행 규모가 커지고 정점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의 완화 메시지가 유행·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정부가 방역을 거의 포기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kh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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