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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울진산불' 9일째 4개읍면 전역 '불폭탄'...화마 키운건 '샛깔·마깔바람'

기사입력 : 2022년03월12일 16:28

최종수정 : 2022년03월12일 17:56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 9일째인 12일 오후 1시 현재, 불길이 북면 덕구리 응봉산 서북쪽 일원에서만 확산되면서 점차 진정 국면을 맞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응봉산 주변 북·서·남쪽 일원 등 3개구역에서 번지던 불길이 이날 오후 1시를 전후해 북·남쪽 방향의 불길은 거의 잡히고 서쪽 방향에서만 화염이 솟고 있는 것으로 실시간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산림과 소방, 행정 등 '울진산불'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40분 일출과 동시에 진화헬기 84대와 진화장비 260대, 진화인력 3242명을 투입해 확산저지와 조기 진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9일째 이어지는 '울진산불'로 12일 오전 9시 기준 산림 약 1만8463ha가 소실되거나 산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울진군 북면, 죽변면, 울진읍, 금강송면 등 울진군 서북쪽 지역 4개 읍면의 주택 353채를 포함 시설물 754개소가 전소되거나 소실됐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9일째 확산되는 '울진산불'로 흡사 종이상자처럼 구겨진 폐허로 변한 마을. 2022.03.12 nulcheon@newspim.com

이와함께 '울진산불' 발생 9일째인 이날 오전 10시 기준 삶의 보금자리를 화마에 앗기고 임시거주시설과 모텔, 마을회관, 친인척집 등 21개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우는 이재민들은 153세대 210명으로 집계됐다.

가축과 농작물, 양봉 등의 생업 관련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개략적인 집계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또 산림이 타면서 전역에 산재해 있는 분묘 등도 심각하게 훼손됐다.

울진군은 '울진산불'이 처음 발생해 확산한 이튿날인 5일부터 피해지역 읍면사무소를 통해 피해신고를 독려하고 있다.

산불이 완전 진화되고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되면 피해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림과 농지, 주택 등이 연소하면서 남겨진 탄화재(잿물)과 연기 등으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영유아, 어린이, 노약자 중심의 호흡기 질환, 우수기를 앞두고 산사태, 잿물의 지하수와 해양유입 등에 따른 지하수오염과 해양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9일째 확산되는 '울진산불'로 화마에 할켜 잿더미로 변한 보금자리.2022.03.12 nulcheon@newspim.com

◆ 울진 북쪽 4개지역 '성한 곳이 없다"...샛깔·마깔바람의 정체는?

9일째 확산되면서 북면과 죽변면, 금강송면, 울진읍 등 울진군의 서북쪽 4개 읍면을 초토화한 이번 '울진산불'의 양상을 두고 나이든 지역민들은 '봄철 울진지역에 부는 샛깔바람과 마깔바람'을 주 원인으로 꼽는다.

울진사람들, 특히 바람의 의존도가 높은 울진 해촌사람들은 '울진지역의 봄철인 2월~5월사이에 부는 바람'을 '샛깔바람'과 '마깔바람'으로 구분한다.

이 중 '샛깔바람'은 '북쪽의 내륙에서 동남쪽의 바다쪽으로 부는 바람'으로, '마깔바람'은 '남동쪽 바다에서 서북쪽 내륙으로 부는 바람'으로 해촌사람들은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울진지방 어업인들은 봄철의 '샛깔바람'과 '마깔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바람의 방향을 정밀하게 관측해 조업에 나선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해류의 흐름이 변하므로 이를 정확하게 파악해 배를 띄우고 그물을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울진지방 해촌주민들은 바람의 종류를 △1~6월 샛깔바람 △ 2~5월 마깔바람 △ 10~12월 샛바람 △ 4~7월 하늬바람 △ 기타 들바람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샛깔바람'과 '마깔바람' '하늬바람'은 북서풍과 남동풍, 서풍이다. <울진군지 '민속'편 626쪽, 남효선>

60년을 울진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해온 방학수 죽변어촌계장(77, 죽변리)은 "죽변항의 뱃사람들은 특히 봄철에 부는 바람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샛깔과 마깔바람이 언제 어떻게 변해서 불지 모르고 또 금새 마깔바람이 불었다가 샛깔바람으로 바뀌어 그물을 내리거나 배를 운항할 때 바람의 방향을 수시로 확인해서 조업에 나선다"며 "봄철에는 마깔바람과 샛깔바람이 섞여 불기때문에 뱃사람들은 '갈피를 못잡는다'해서 '갈바람'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산불'이 방향을 종 잡을 수 없는 강풍을 타고 울진군의 서북쪽에 위치한 북면과 죽변면, 울진읍, 금강송면 등 4개 읍면을 순식간에 집어삼키며 확산되고 있다. 2022.03.12 nulcheon@newspim.com

실제, 이번 '울진산불'은 첫 발화지점으로 지목되는 울진군 북면 두천리의 한 야산에서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쯤 발화돼 삽시간에 동쪽인 소곡리와 신화2, 신화1리와 동북쪽인 주인리,덕구리 쪽으로 확산됐다.

이어 강풍을 타고 북쪽인 부구리와 나곡리를 넘어 급기야 강원도 삼척시 호산읍 지역으로 확산되고, 다시 야간에 북풍을 타고 남하해 고목리와 후정리, 화성리, 온양리, 명도리,연지리,읍내리 일원을 집어삼켰다. 또 산불은 서쪽으로 확산돼 신림리와 대흥리를 넘어 금강송군락지 일원인 소광리 방면으로 확산되고 이어 북쪽인 북면 덕구리 응봉산 일원으로 내달았다.

동서남북을 오르내리며 4개읍면을 동시에 초토화시킨 셈이다

실제 이번 울진의 서북쪽에 위치한 북면과 죽변면, 울진읍, 금강송면 등 4개 읍면을 집어삼킨 '울진산불' 확산 당시, '고개를 돌리면 동서남북 사방이 시뻘건 불길'이라는 말처럼 방향을 종잡을 수 없을 만큼 강한 바람을 타고 4개 읍면 전역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주민 김 모씨(여, 56, 죽변 화성리)는 "산불 발생 이튿날인 5일 화성리 마을 북서쪽 뒤산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 마을로 내려오더니 금새 마을 앞산에서 시뻘건 불길이 마을로 향하는 등 불길이 마을 동서남북에서 포위하 듯 타들어 왔다"며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난다"고 말했다.

주민 전 모씨(70, 울진읍 명도리)는 "평생 살면서 이런 불은 처음 겪는다"며 "흡사 일부러 불을 지른다해도 이렇게 타지는 않을 것"이라며 "방향을 잡을 수 없을 만큼 수시로 바뀌는 불은 강한 바람이 울진산불의 피해를 키웠다"고 말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9일째 확산되는 '울진산불'로 잿더미가 된 산림. 2022.03.12 nulcheon@newspim.com


◆ '울진 산불' 확산지역 집중 설치된 초고압 송전탑·송전선로...공중진화 장애물

울진지방의 봄철 바람의 특성때문에 산림당국 등 산불대책본부의 진화 전략도 산불 진화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진단이다.

'울진산불'이 9일째 지속되는 등 진화 지연 요인으로 이번 산불 확산지역에 빼곡하게 들어선 한울원전의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한 초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에 따른 진화헬기 등 공중진화 접근성 불리와 지상진화인력 접근이 불리한 지형적 조건, 장기화된 가뭄으로 바싹 마른 낙엽층과 대지, 빽빽한 소나무 등 숲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연무와 강풍 등이 제시된다.

이 중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샛깔.마깔바람'이 진화를 지연시키고 민가와 산림 등 피해를 키우고 악화시켰다는 게 주민들의 시각이다.

실제 진화 현장에서 만난 지상진화대원들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방향이 종잡을 수 없이 바뀌는 바람이 진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또 진화헬기 조종사들은 "산불 확산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된 초고압선 송전탑과 송전선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강풍이 진화 목표지점으로의 접근을 불리하게 하는 등 진화 지연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울진산불'에 따른 산불 등 재난 분석에서 태백산맥 동쪽에 위치한 울진 등 해촌 지역의 건조기인 봄철 바람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모니터링 등 과학적 분석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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