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기준 중개수수료 배민·쿠팡이츠 36%·96% ↑
일반배달보다 낮았던 배달팁 상승 불가피
배달 공구·식당 거부 움직임도…이번주 첫 공시제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자영업자들이 내는 수수료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배달시장의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건배달의 여파로 배달기사들에게 지급하는 배달료가 오른 데다 배달 앱 수수료까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배달을 꺼리는 식당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 역시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포장주문을 하거나 심지어 '배달 공동구매'를 찾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 프로모션 종료로 중개수수료만 40~100% ↑…단건배달도 배달팁 오르나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3일부터 입점 식당에 적용하던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기본형 기준 중개수수료 9.8%, 배달비 5400원을 부과한다. 배민 역시 내달 22일부터 수수료 6.8%, 배달비 6000원을 적용한다.
두 곳 모두 기본 수수료(중개수수료 15%, 배달비 6000원)보다 부담을 낮췄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2년 가까이 프로모션(중개수수료 10%, 배달비 5000원)을 적용받던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인상된 것이다. 2만원 매출 기준 중개수수료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각각 36%, 96% 오르게 된다.
식당들의 지출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배달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달비 공시제'를 통해 이런 현상이 드러날지가 관건이다. 시범사업으로 배달비를 분석 중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번주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단건배달로 불거진 배달기사 부족현상으로 인해 묶음배달료까지 덩달아 오르자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프로모션이 적용되는 단건배달은 배민, 쿠팡이츠가 지불하는 높은 배달료를 점주들이 부담할 필요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묶음배달비가 올라 식당들의 지출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출혈경쟁으로 손해를 감수하던 배달 앱들이 프로모션 종료를 통해 식당들의 수수료를 올리면서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배달비 공시제는 단건배달의 여파로 오른 묶음배달료 상승을 드러내지 못할 거라고 업계는 지적해왔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이달 초부터 단건배달 수수료를 사실상 인상한 만큼 배달팁이 직접적으로 오르는 결과가 드러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내달부터 배민의 수수료 변경까지 더해지면 본격적으로 배달팁은 더욱 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식당들이 단건배달로 내는 수수료가 저렴해 일반배달 대비 오히려 배달팁이 낮은 시장 왜곡이 있었다면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단건배달의 배달팁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민의 프로모션 종료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배달팁이 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이번주 공시제 첫 공개…배탈팁 상승으로 배달 공구·배달끊기 챌린지, 일부 식당도 거부 움직임
문제는 소비자들이 어느정도의 배달팁을 용인할 수 있는지다. 업계에서는 약 3000원 수준의 배달팁까지는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데 거부감이 없지만 그 이상은 배달 이용에 제약이 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포장주문이 늘어나는 데 더해 '배달 공구'까지 등장하고 있다. 배민은 포장주문 고객이 2020년 1월 3%에서 작년 7월 17%로 비중이 약 6배 늘었다. 포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점식당 비중도 같은 기간 3배 늘었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 가입돼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커뮤니티 페이지에는 배달 공구글이 올라올 정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배달 끊기 챌린지'까지 유행이다.
식당들 역시 배달로 인한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배달팁 1만원'을 제시하는 등 사실상 배달을 거부하는 사례도 나온다. 늘어나는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동시에 배달을 받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배달 플랫폼에 가게를 올려 홍보 효과를 거두면서 배달 대신 포장 등 방문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객단가가 높을수록 단건배달 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에 배달을 받는 게 점점 부담스럽다"며 "앞으로는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