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러시아 피겨 간판 카밀라 발리예바(16·ROC)의 도핑 논란 속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러시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발리예바는 82.1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발리예바는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잠정적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이의제기를 하자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미성년자인 점' 등을 들어 출전을 허용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배정원 기자 = 지난 14일(한국시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매튜 립 사무총장이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카밀라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CAS는 도핑 위반 통보를 받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제기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2022. 02. 16. jeongwon1026@newspim.com |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가 금메달을 따더라도 시상식은 열지 않고, 프리스케이팅 진출 선수도 25명으로 늘리는 결정을 내렸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발리예바와 경쟁하는 선수들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트리메타지딘은 지구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1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발리예바의 도핑샘플에는 금지약물이 아닌 하이폭센과 엘카르니틴 등의 약물도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폭센은 지구력을 높이고, 엘카르니틴은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배정원 기자 = 도핑논란의 주인공 카밀라 발리예바(16·ROC)가 15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트리메타지딘은 지구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2022. 02. 16. jeongwon1026@newspim.com |
이런 상황에서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이 허용되자 전 세계 피겨 선수들과 언론은 분노했다. 2010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는 "도핑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라면서 "이는 예외 없이 지켜져야 하는 원칙이다"라며 비난했다.
1998 나가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타라 리핀스키는 "이번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원칙은 깨끗한 스포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결정은 스포츠계에 영구적인 상처를 남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CAS의 끔찍한 결정"이라면서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 규칙대로 경기를 하는 선수들에게 얼마나 모욕적인 일이냐"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렇게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IOC는 과거에도 러시아의 국가차원 도핑 조작 혐의에 대해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린 전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러시아 선수의 도핑논란이 불거지자 입장표명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배정원 기자 = 지난 8일(한국시간)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모습이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의 도핑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을 회피하고 있다. 2022. 02. 16. jeongwon1026@newspim.com |
지난 2019년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제공한 러시아의 도핑 테스트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러시아에 4년간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 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조작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였다고 주장하며 이의신청을 하자 징계 기간이 2년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도핑과 무관하다고 입증된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가 허용됐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에 ROC(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ussia Olympic Committe)라는 이름으로 출전하게 됐다. 그리고 징계를 받고 있는 와중에 또 다시 도핑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것이다.
데니스 오스왈드 IOC 위원은 지난 15일 공식브리핑을 통해 "과거에는 러시아 정부의 체계적인 도핑 시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AS로부터 상세한 이유는 들은 바 없지만 CAS에서 그렇게 결론을 내렸고, IOC는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달 중국의 인권탄압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제인권단체인 HRW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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