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와의 협상 당시 종전선언 제안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주장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트럼프 정부 당시 미 국방부 한반도 정책을 총괄했던 슈라이버 전 차관보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종전선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트럼프 정부 때 우리는 분명히 북한과 협상에서 종전선언 체결의 가능성을 제기했다"면서 "우리가 관심을 보이고 제안을 시작하자마자 북한은 흥미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미한 동맹이 약화되고 주한미군을 감축시키는 지렛대로 활용되지 않는 한 종선선언을 별로 중요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또 "북한에 종전선언이란 (미한) 동맹이 급격히 축소되고,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나는 선언 자체를 우려하기 보다는, 선언을 이행하는 단계에서 북한이 어떤 생각을 가질 지를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지난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문을 지킬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김 위원장이 지킨 것은 한국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한번 뿐이었다면서 " (싱가포르 합의 4개 항 중) 다른 분야에서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실제로 싱가포르 정상회담 뒤 미국과 북한 협상단이 처음 만났을 때 빠르게 확인된 것은 비핵화 노력을 약속한 김정은의 서명이 실제로는 거의 의미가 없었다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북한과의 워킹 그룹간 협상도 진행됐지만 "북한 협상단은 비핵화를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안 됐던 것 같다"면서 "북한 협상단은 제재 완화만 얘기하고 심지어 비핵화를 논의하는 데 적절한 인사도 데리고 오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이것을 보면, 김정은이 당시 비핵화 절차에 진지하지 않았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사진= 미 국방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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