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라파엘의집, 올해 초 거주인 폭행으로 직원 2명 처벌받아
같은 재단 산하 서울라파엘의집에서도 학대 의혹
"서울시가 나서서 법인 설립허가 취소하고 시설 폐쇄 해야"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올해 초 장애인을 학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은 경기 여주시 '여주라파엘의집'에서 추가로 학대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 7개 장애인단체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달 6일 여주라파엘의집에서 추가로 거주인을 학대했다는 투서가 전국장애인철폐연대로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투서에는 한 거주인의 눈에 멍이 들어 있는 사진,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문고리에 잠금장치를 설치한 사진, 거주인의 장애연금을 지급하지 않고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해 직원끼리 나눠 먹었다는 의혹이 담겨 있었다"며 "이번에 추가로 드러난 여주라파엘의집 학대 정황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하상복지재단 법인설립허가 취소 및 산하 장애인거주시설 즉각 폐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17 kimkim@newspim.com |
여주라파엘의집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시설이 코호트 격리된 동안 학대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올해 초 제기됐다. 당시 직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8명이 거주인 8명을 폭행하고 결박하는 등의 학대를 가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두 명의 직원이 각각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의 처벌을 받았다.
여주라파엘의집뿐만 아니라 같은 하상복지재단 소속인 서울라파엘의집에서도 인권침해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투서가 지난 8월 6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으로 전달된 것이다.
정민구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투서에 따르면 한 직원이 거주인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다니는 영상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고 한다"며 "현재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에 제보했고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 활동가는 "서울시에서는 이사와 감사를 바꾸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여주라파엘의집 시설장은 이미 여러 차례 바뀌었다. 재단도 마찬가지다"라며 "개선명령을 내리고 이사를 바꾸면 무슨 소용인가 서울시는 좀 더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는 "하상복지재단 산하 거주시설인 서울 및 여주라파엘의집에서는 반복적으로 인권침해 사건이 반복하고 있다"며 "봇물 터져 나오듯 발생하는 거주인 학대 사건의 진짜 범인은 안일한 행정처분으로 사태를 악화시키는 서울시"라고 꼬집었다.
연대는 "서울시는 문제가 있는 법인에 대해 설립 허가를 취소하고 관련 자치구에서는 시설 폐쇄 명령을 단호히 내려야 한다"며 "인권침해 사건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극악한 범죄다. 서울시는 더 이상 사태를 방관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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