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WTI 20.84%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
JP모간·제프리스, 브렌트유 150달러 전망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2일 오전 09시3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새롭게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에 지난달 말 유가가 크게 출렁였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지난달 유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11월 초 84.38달러에서 월말 69.23달러로 17.95% 폭락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같은 기간 83.22달러에서 66.18달러로 20.48% 내렸다.
JP모간은 지난 26일 WTI가 하루 만에 13% 폭락한 것에 대해 "오미크론이 원유 수요의 주요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전반적인 조정이 나타난 것"이라며 "매도세 이후 소비 전망이 악화됐지만 팬데믹으로부터 수요 회복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시장을 덮친 가장 큰 두려움은 오미크론이 백신에 내성을 보여 백신 접종으로 혜택을 본 국가에 막대한 차질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01 jihyeonmin@newspim.com |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력이 기존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국경을 활짝 연 국가들이 다시 항공편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요 급감 우려에 원유 가격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수요가 전체 원유 수요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미미하다. 스위스 은행 줄리어스배어(Julius Baer)의 노버트 리커 상품 리서치 담당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전체 원유 수요 가운데 항공 여행에서 발생하는 수요는 약 5~7%에 불과하다.
리커 이사는 "기본적으로 발표된 국제 항공 여행 제한으로는 원유 가격의 급락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며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들어 석유 사용으로 전환된 발전기 수요도 유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달 초 보고서를 내고 오미크론 등장에 따른 유가 급락이 항공 여행의 수요 감소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가팔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책정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및 그 동맹국인 OPEC+의 생산 변화를 고려하지도 않고 향후 3개월 동안 하루 700만배럴의 원유 수요 감소를 반영한 수준이라는 것이 골드만의 설명이다.
데미안 쿠발린 골드만 원유 담당 전략가에 따르면 이는 앞으로 3개월 동안 전 세계적으로 단 한 대의 항공기도 운항하지 않는 수준, 혹은 팬데믹이 세계를 강타한 직후인 지난해 2분기 봉쇄 조치 강도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골드만은 이같은 이유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시장 반응이 과도했다며 "새로운 바이러스 등장과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모두 고려해도 향후 몇 달 동안의 전망치인 85달러에서 5달러 정도 하락한 수준인 80달러가 적당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OPEC+이 오는 2일 회의에서 1월 증산을 유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가스에서 원유로 발전원 전환이 이뤄진 것이 합쳐지면서 SPR 방출과 오미크론 등장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을 절반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렌트유 선물 1개월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
한편, 국제유가 150달러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제프리스와 JP모간은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뛸 것이라며 이와 같이 전망했다.
JP모간은 오미크론 공포에 10% 이상 추락한 국제유가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를 기준으로 내년 배럴당 125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3년에는 150달러를 예상했다.
국제유가 흐름의 대부분이 OPEC+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 JP모간의 진단이다. JP모간 전략가들은 OPEC+가 시장의 균형을 맞추고 코로나19 새로운 변이의 잠재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내년 계획된 하루 40만배럴의 증산을 월간 단위로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JP모간은 이같은 일시 중단에도 불구하고 OPEC+의 생산 능력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며 과소 투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JP모간은 내년 OPEC의 실제 예비 생산 용량이 하루 200만배럴 또는 컨센서스 추정치보다 43%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OPEC+가 2022년 초 약속한 증산을 늦출 것으로 생각하며, 유가가 잘 뒷받침되지 않는 한 공급을 늘릴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도 유가 150달러를 전망했다. 중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를 재개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유가는 80달러를 넘었다면서 완전한 재개방 세상이 도래하면 유가는 150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미크론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다수의 의견에 반대되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만 포모사 페트로케미컬의 KY 린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투자자들이 오미크론을 경계하면서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아직 초기 단계인만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엔 시기상조이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음에 유의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공급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현재의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인한 투자심리 약화 및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투자가 위축된 만큼 내년 유가 향방은 산유국의 여유생산능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페르미안 분지 저장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01 jihyeonmin@newspim.com |
11월 원자재 시장은 에너지 위주로 하락했다. 농산물은 보합을 나타냈으나, 비철금속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 GSCI 지수는 전월말 대비 10.05% 하락했다. 에너지 비중이 낮은 CRB 지수도 7.79% 올랐다.
WTI가 20.48% 하락했고 브렌트유도 17.95% 내렸다. 휘발유와 천연가스도 각각 한 달 사이 16.45%, 17.51% 후퇴하며 크게 조정 받았다.
농산물은 커피 가격이 파운드당 203.95센트에서 233.25센트로 한달 사이 14% 급등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소맥 가격은 지난달 말 부셸당 7.7375달러로 강보합을 나타냈다. 옥수수 가격은 전월 대비 0.53% 올랐고 대두 가격은 1.54% 하락했다.
비철금속은 전월 대비 1.45% 하락했다. 구리 가격이 타이트한 수급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 지표 둔화와 연준의 긴축 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 전망으로 10월 말 대비 3.5% 하락했다. 니켈은 3.64% 오르며 7년래 최고치를 보였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