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 만회 나서
지난달 특별연장근로 제안에 노조 '거부'
토요일 특근해도 주 52시간 이하 근무
"출고 지연 등 소비자 피해..노사 관점은 상당 부분 차이"
코로나19 재확산·오미크론 출현 등 공급난 우려도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가 이달 울산공장에서 토요일 특근을 시행하며 생산 확대에 나선다. 울산 1~5공장이 토요일에 근무하는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차량 출고 적체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해소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 1~5공장은 오는 4일 토요일 특근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2월 매주 토요일 특근을 계획 중인데,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그동안 각 공장의 생산 상황에 따라 부분적으로 토요일 근무를 해왔다. 차량 생산과 반도체 공급량에 맞춰 탄력적으로 이뤄진 토요일 근무를 이번주 4일엔 울산공장 전 공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울산공장은 아반떼를 비롯해 아이오닉5, 싼타페, 투싼, 포터, 스타리아, 제네시스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의 대표 공장으로 꼽힌다.
이 같은 근무 확대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토요일 특근은 고용노동부에 특별연장근로 신청과 무관하다. 고용부에 연장근로를 신청하지 않아도 예년 대비 생산량이 감소한 현재로선 근로 시간이 법정 시간인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연장근로는 재해·재난 및 업무량 폭증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주 52시간을 넘게 근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주 52시간 이상 근무는 법정 근로시간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를 초과하기 때문에 2만8000명에 달하는 울산공장의 근로자 동의를 얻어야 신청할 수 있다.
현대차 울산 공장[사진 현대차] |
토요일 특근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은 12월 한달 동안 최대 2만~2만4000대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울산공장의 하루 생산량은 5000~6000대 정도다. 여기에 일요일 근무로 확대될 경우 이 보다 약 2배 규모로 증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차는 추후 주 52시간 근무가 넘어가게 되면 고용부에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할 방침이다. 다만 사측과 노조가 특별연장근로에 합의를 해야하는 데, 지난달 초 현대차는 특별연장근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노조의 거부로 인해 현대차는 주 52시간 이하 범위에서 토요일 근무를 나선 셈.
이런 가운데, 현대차의 특별연장근로 신청 여부는 12월에도 안갯속이다. 이달 현대차 노조의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국 최대 규모인 현대차 노조의 새 지부장 후보는 현 지부장인 이상수 지부장과 함께 민주현장투쟁위원회 권오일 후보, 금속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조현균 후보, 금속연대 안현호 후보 등 4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리스크에 현대차 노사 화합을 기대했으나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차량 출고 지연 등 소비자 피해에 대한 노사의 관점은 상당 부분 차이가 있어 보인다"며 노사 관계에 대한 아쉬움을 보였다.
현재 제네시스 GV60 전기차 등 주요 차종이 계약부터 출고까지 최대 1년 걸릴 만큼 생산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최근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일부 국가에서 출현으로 반도체 등 공급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