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2% 내린 2839.01P 기록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저지선이던 2900선을 아래로 뚫고 연중 저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특히 오후 들어모더나 CEO의 백신이 오미크론에 대해 덜 효과적일 것이란 발언이 낙폭 확대에 영향을 줬다. 오미크론 관련 불확실성 높아진 가운데 증권가에선 연말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42% 내린 2839.0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30일(2873.47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이날 지수는 0.8% 오른 2932.71포인트에서 출발했으나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코스피 지수 추이 [캡쳐=키움증권 HTS] 2021.11.30 lovus23@newspim.com |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1402억원, 6366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739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2.69% 빠진 965.63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닥 1.08% 오른 1003.04포인트에서 상승 출발했지만 마찬가지로 하락 전환했다. 기관은 1042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35억, 950억원씩 팔아치웠다.
이날 증시 하락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우리나라에선 울산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가운데 2명이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한 국가(독일, 네덜란드)에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오후에 전해진 글로벌 백신 공급의 주요축인 모더나 CEO의 발언은 공포심리를 부추겼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은 이전의 코로나19 변이보다 오미크론을 다루는데 훨씬 덜 효과적일 것"이라며 "백신 생산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아시아 지표가 동반하락한 건 오미크론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며 "오전에는 10월 산업발표 동향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점과 함께 MSCI 리밸런싱이 이뤄진 점 역시 기관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오후에는 모더나 CEO의 발언 등이 낙폭을 확대하는데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매크로 환경 역시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속에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매파적인 성향을 거듭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 출석에 앞서 공개한 서면 답변에서 "오미크론 확산이 경제에 하방 위험"이라면서도 "공급망차질 등 문제가 인플레이션을 내년까지 지속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경기가 둔화되는데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중앙은행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서 비롯됐다"며 "풀기 힘든 실타래와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여지를 뒀다. 오미크론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의 오미크론 발표와 미 연준 정책 기조 등에 주목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테이퍼링, 금리 인상 등 상황이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상황에서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추가됨으로써 국내 증시가 레벨을 낮췄다"며 "다만, 향후 추가적으로 오늘과 같은 폭의 급락이 반복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미크론 불확실성이 남아 있긴 하나 2주 후에나 치사율이나 백신 효과 등 분석 결과가 나온다. 경계심을 갖고 보수적으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셧다운 등을 고려하면 추가하락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월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당시 국내 증시 지수가 6% 가까이 빠졌다. 이를 감안하면 2810포인트가 저점"이라며 "이벤트로는 12월 FOMC 회의가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는 시그널이 나온다면 연말 연초 시즌에 메이크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은 "메타버스, NFT 등 관련된 게임주나 2차전지 관련된 종목들은 주가가 상승했다. 아직까지 성장주 투자에 대한 시장 니즈는 남아있다고 본다. 만일 이런 특정 섹터에 대한 수급마저 죽는다면 패닉셀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