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발언은 일체 함구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것. 일각에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직 선임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여의도 차르'라고 불리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중요 역할을 했다. 특히 정당과 이념을 가리지 않는 그의 행보에 때로는 줏대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긴 했으나, 선거 때마다 김 전 위원장을 부르는 것을 보면 그의 능력은 이미 검증된 듯하다.
문제는 국민의힘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의 피로감이다. 윤석열 후보 측은 당초 당사 6층에 김 전 위원장의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영입이 무산되자 선대위 인선 구성에도 제동이 걸린 것. 이에 내부 관계자들의 토로도 나온다.
일례로 94년생 대변인의 용기 있는 발언이 시선을 끌기도 했다. '나는 국대다(나는 국민의힘 대변인이다)'를 통해 선출된 임승호 대변인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솔직히 요즘 당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국민의힘은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이 무색할 만큼 지지부진한 선대위 구성,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기싸움, 중진 의원들의 자리싸움 등이 발생하며 예전의 그 '기득권 정당' 모습뿐이다.
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도 고민을 토로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만 제 시기에 합류했으면 새로운 인물, 이전까지와 다른 선대위를 선보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변화와 혁신을 모토로 한 선대위는 물 건너간 듯하다.
결단을 한 것일까.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인선을 뒤로한 채 자신의 고향인 충청을 방문하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가동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치며 '컨셉'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여기에 선대위 인선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은 일체 거부하기도 했다. '선대위'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기 무섭게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에서는 선대위 질문에 일체 응답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기자의 입장에선 윤 후보의 태도가 불편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통령 후보로서 미래 담론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진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난 29일 윤석열 후보가 참석한 토크콘서트에선 30대 청년이 일침을 날렸다. "자칭 킹메이커라는 분(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게 휘둘리며 심리 게임까지 벌이는 걸 보면 굉장한 피로감과 함께 정치에 대한 환멸감마저 느껴진다. 김 전 위원장이 과거에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철학을 밀어붙여 좌고우면 말고 국민을 믿고 뚝심 있게 정진하라."
윤석열 후보는 용기 있는 이 청년의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검찰 대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상황에서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주변 사람들은 이번 대선에서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하느냐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기싸움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윤석열 후보. 과연 허세일까 자신감일까. 앞으로의 행보를 보며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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