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신청기한, 대출 희망일 전 40일→50일로 변경
11일까지 신청해야 연내 대출...연말까지 사실상 중단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연말까지 정책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 신규 취급이 사실상 중단된다. 보금자리론을 받으려면 최소 50일 이전에 신청하도록 변경하면서 오는 11일까지 신청해야 연내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연일 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보금자리론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나온 조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오는 10일 신규대출신청 분부터 보금자리론 신청가능일자를 대출희망일로부터 기존 40일에서 50일로 늘린다. 보금자리론을 받으려면 50일 전에는 신청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는 10일에 신청할 경우 내달 30일 이후에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다. 연내에 대출을 받으려면 오는 11일까지 신청을 해야 한다. 11일 이후에는 연말까지 보금자리론 취급이 사실상 중단되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1.10.08 yrchoi@newspim.com |
주금공 관계자는 "많은 자금이 필요한 주택구입을 심사숙고해 결정하고 미리 준비하라는 취지"라며 "이미 분양을 받고 잔금대출 신청을 미처 하지 못한 수요자들은 구제를 하겠지만 그 외에는 변경한 대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2개월이 남았지만 보금자리론을 중단하는 것은 대출규제 기조 속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책대출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보금자리론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 9월까지 신규 공급된 보금자리론은 18조5000억원이다. 매달 2조원 안팎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최대 공급액을 기록했던 지난해(25조5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주금공은 지난달 대출 모집인을 통한 보금자리론 판매를 연말까지 한시 중단했다. 신청가능기한은 대출희망일 20일 이전에서 40일 이전으로 늘렸다.
대출 재원인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물량도 줄였다. 올해 3분기 주금공이 발행한 MBS는 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2000억원 감소했다. 보금자리론 같은 정책대출은 은행이 일단 대출을 내주고 주금공이 통상 3개월 후 해당 채권을 넘겨받아 이를 담보로 MBS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는 구조다.
채권 양수가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중은행들도 정책대출 취급을 꺼리고 있다. 채권을 제때 넘기지 못하면 은행 대출 총량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이 대출을 승인해주지 않아 보금자리론을 받지 못했다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모기지를 통한 잔금대출같은 경우 규모도 크기 때문에 연말까지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들이 취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년에도 대출규제 강화로 정책대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1월부터 총 대출액 2억원이 넘는 대출자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데 보금자리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제외된다.
주금공 관계자는 "신청기한을 기존 40일로 운영할 때도 수요가 많았는데 가계대출이 꺾이는 시점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시범운영을 통해 효과를 분석해보고 내년에도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