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자체앱 활성화 경쟁...놀이공원 자유이용권 내걸기도
배달앱 수수료 부담 줄이고 고객 데이터 확보 장점...비중은 미미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자사앱으로 치킨 주문하면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을 드립니다."
교촌과 비비큐가 경쟁적으로 자체 주문앱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앱 주문 고객에 할인쿠폰을 증정하는가 하면 치킨 주문 시 놀이공원 이용권을 추첨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자체주문앱 회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재료값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치킨업계 수익성이 떨어진 가운데 자체앱을 활성화해 배달앱 중계 수수료 부담이라도 덜고자하는 취지다. 다만 자체앱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는 아직 냉정한 상황이다.
◆ 치킨업계 '자체앱 활성화' 특명...놀이공원 프로모션까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프랜차이즈 BBQ는 자체주문앱에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자체앱에서 메뉴를 주문한 경우 추첨을 통해 자유이용권 2매(총 100매)를 증정하는 행사다. 자체앱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높여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BBQ는 지난해 네고왕 프로모션 성공으로 자체앱 회원수 2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직전 30만 명에서 7배 확대한 것이다. 이후 BBQ는 두 차례 자체앱 리뉴얼을 거쳐 현재 회원 수 26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교촌 |
교촌도 자체앱 홍보에 적극적이다. 지난 2월 자체 주문앱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또 교촌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에게 사이드메뉴 증정, 주문 즉시 할인, 포인트적립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회원 수를 넓혀갔다. 구매 횟수에 따라 'Welcome', 'VIP', 'KING' 3등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른 포인트 적립과 이벤트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문앱을 개편한 이후 교촌앱 회원 수는 200만 명으로 상승했다. 기존 35명 수준에서 8개월 만에 약 6배 증가한 결과다.
이들 업체들이 자체앱 활성화를 꾀하는 이유는 기존 배달앱 이용고객들을 자체앱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경우 가맹점주가 배달앱 측에 중계수수료를 부담해야하지만 자체앱을 사용하면 수수료 부담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통상 배달앱의 중계수수료는 주문 가격의 10~15%가량으로 책정된다. 가맹점 입장에서 자체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올 경우 배달앱 주문 대비 최대 15%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원재료비, 인건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어 배달앱 중계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올해 들어 유제품, 음료,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됐지만 치킨업계는 가격을 동결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 인건비, 배달중계앱과 배달대행 수수료 등으로 가맹점 부담이 적지 않은데 자체앱을 이용하면 배달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많다"며 "비단 치킨업계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적인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 치킨업계 자체앱, 혜택에도 편리성 ′한계′ 지적
치킨 가맹본사 입장에서도 자체앱이 활성화될수록 이점이 많다.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고객들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앱에 고객 데이터가 충분히 모일 경우 신제품이나 마케팅 등에 활용 가능한 자료를 도출할 수 있게 된다. 지역, 연령 등 특성별 고객들의 선호도에 맞춘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치킨업체들이 앞다퉈 자체앱 활성화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체 온라인 주문량 대비 자체앱 비중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이다. 자체앱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여전히 10% 내외인 것으로 알려진다. 자체앱 회원 수가 늘긴 했지만 배달시장이 전반적으로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증가한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08.30 dlsgur9757@newspim.com |
배달주문에 특화한 배달앱의 편의성을 자체앱이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후기 비교가 가능하고 프로모션도 이뤄지는 배달앱과 비교해 자체앱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점은 혜택이 높은 프로모션과 포인트 적립 등에 그친다는 것이다.
실제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BBQ와 교촌의 자체앱 평점은 각각 1.8점, 1.5점으로 1점대에 머물렀다. '어플이 깔려있는데도 앱스토어로 연결되는 오류가 나타난다', '매장 검색이 어렵다','회원가입 절차가 까다로워 불편하다' 등의 혹평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체들은 자체앱 개선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BBQ 관계자는 다만 본업인 치킨에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다 자체앱이 초기단계라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며 "지난해 8월 이후 2번의 리뉴얼 과정을 거쳤고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BBQ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 관계자도 "지난해 리뉴얼 당시 아마존 웹 서비스(AWS)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사용자 환경(UI)을 개선했다"며 "여전히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