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주요 수익원 상업시설사용료…2.8조→1.1조 '뚝'
작년부터 한시적 매출액 연동제…면세업계 "영구 적용해야"
인천공항 면세점 위상 위태…2023년 만료 T2 동시진행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 입찰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발길이 끊긴 공항 상황에 맞는 임대료 체계 개편에 나섰지만 업계가 요구하는 매출 연동 방식이 도입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이익의 상당부분을 면세점 임대료에 의존하고 있는 공사가 기존 임대료 산정 방식에 변화를 주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내년에 입찰공고가 나올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선정도 관심이다. 공사가 면세점 입찰 흥행을 위해 1터미널(T1)과 T2 입찰을 동시에 진행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면세점업계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위상이 예전과는 다른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 인천공항 지난해 상업시설사용료 60% ↓…면세점 공실에 임대료 개편 불가피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금융 수익 등을 제외하고 1조1309억원의 수익(매출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 연도인 2019년(2조8012억원) 대비 60%, 절반 이상이 감소한 규모다. 인천공항은 2016년 2조원대 수익을 달성한 이후 매년 증가하던 수익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대폭 줄었다.
공사 수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상업시설사용료다. 2019년 1조3980억원에 달했던 상업시설사용료는 지난해 5858억원으로 58.1% 줄었다. 상업시설사용료의 상당부분이 면세점 매출로 알려져 있는데, 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작년 8월부터 한시적으로 면세점 임대료를 매출액 연동제로 운영하고 있다.
여객이 줄어든 만큼 항공 수익도 타격을 입었지만 애초에 공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지난해 항공 수익은 2285억원으로 2019년(9295억원) 대비 75.4% 줄었다. 비중 기준 상업시설사용료보다 감소폭이 크지만 전체 수익 대비 항공 수익은 2019년 기준 33%에 불과하다. 나머지 70%에 가까운 비항공 수익의 상당부분이 면세점 임대료에서 나오는데, 코로나 여파로 임대료를 감면하면서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작년 8월 특허가 종료된 T1 면세점 사업권 4개 구역(DF2·3·4·6)이다. 규정에 따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6개월 연장 운영한 뒤 철수했다. 이후 주변 구역을 담당하는 다른 사업자들이 임시로 공실을 채운 상황이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3차례의 입찰 모두 유찰되자 공사는 수의계약도 시도했지만 이마저 무산되면서 사실상 공실이 장기화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
◆ 매출 연동 도입할지 관건…T2 입찰과 동시 진행 여부도 관심
공사는 주요 수익원인 면세점을 공실로 비워둘 수 없는 만큼 임대료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에 지난 7월부터 임대료 체계 개선방안을 포함한 면세점 사업권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공사에서 고수하는 최소보장액 방식을 매출 연동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면세점 사업자의 임대료에 대해 비교징수를 적용한다. 업체가 입찰에서 제시한 최소보장액과 매출 연동 영업료 가운데 높은 금액을 임대료로 지불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영업료가 무의미할 정도로 최소보장액이 너무 높다는 게 면세점 업계의 주장이다. 2018년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당시에는 임대료가 공항 면세점 매출보다 높은 수준이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공사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국내로 들어오는 관문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 역시 나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 간 인터넷 면세점이 급성장하는 등 매출이 줄고 있있. 다만 대규모 직매입이 유리한 면세업 특성상 여전히 2조원 가까운 규모의 시장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매출 연동제를 적용 중인 한국공항공사와도 비교가 된다. 인천공항처럼 고정임대료를 받던 공항공사는 2018년부터 영업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여행 여객 비중이 적은 지방공항 특성상 실익이 많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이처럼 공사가 기존의 임대료 방식을 고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오는 11월에 나올 용역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요구대로 매출 연동제가 도입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공사는 수익의 약 50%를 차지하는 면세점 수입이 줄어든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다만 면세점들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서 임대료를 감면하는 것처럼 업계와의 상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에 나올 T2 면세점 입찰도 관심이다. 3차례 유찰된 T1 입찰과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서다. 특히 대한항공이 들어선 T2 매출이 높은 만큼 입찰 흥행을 고려할 때 한꺼번에 입찰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1월 문을 연 T2 면세점은 자동갱신 규정 없이 계약해 2023년 1월 특허가 동시에 만료된다. 통상 8개월 전에 사업자를 선정하는 공항 면세점 특성상 늦어도 내년에는 입찰이 나와야 한다. 공사 입장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여객 감소가 내년부터 회복하기 시작할 거란 점을 감안할 때 입찰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공사 관계자는 "연내 재입찰 여부나 임대료 산정 방식 등은 아직 검토 중"이라며 "코로나 시대에 환경 변화와 이에 대응한 공항 상업시설 운영전략을 포함해 사업권의 구성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