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없이 실용적 중도정당 노선 지키겠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협상 의지 영향 미친 듯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을 선언했다. 안 대표는 대선 독자 출마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 내년 3·9 대선에서 야권은 분열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국민의힘과의 합당 없이 실용적 중도정당의 노선을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독자 노선을 선언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07.22 leehs@newspim.com |
안 대표는 독자 노선 대선 출마에 대해선 "추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시대적 소명'을 언급한 데 비춰 대권 도전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니냔 관측이 크다.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제1야당의 대선 후보 분들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구성원이라 생각한다"고 향후 연대 가능성을 남기면서도 "합리적인 중도층을 대변해 저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당초 공언했던 야권통합보다 독자 노선을 선택한 이유는 국민의당 내부에서 국민의힘과의 막말 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 등으로 "밖에서 외롭더라도 40%의 중도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제3정당으로의 노선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컸던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양당 합당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컸지만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전격 입당 후 이 대표와 대선 경선 후보 간 갈등이 커졌다. 이에 야권의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전과 같지 않았다.
당 대 당 통합이 아닌 '흡수 합당'을 원하는 국민의힘의 시각도 합당 불발의 주요한 원인이 됐다.
국민의당은 이에 정당을 하나 없애는 식의 통합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야권의 외연 확장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도 최종 후보로 선출될 수 있을지와 이미 친윤(친윤석열) 세력이 지도부와 충돌을 하고 있어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없다는 시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에 이어 안 대표와 합당 논의도 결국 불발되며 '범야권 빅텐트'는 안개 속으로 빠졌다.
야권 분열이 날로 격화하면서 생긴 틈새를 파고 들면 안 대표에게도 승산이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권은희 원내대표, 이태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도 안 대표의 독자 출마가 필요하다고 피력해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017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41.08%, 홍준표 의원 24.03%에 이어 21.41%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을 제외한 후보들의 성적은 한자리수, 소수점 득표율에 머물렀다.
한편, 국민의당이 독자 노선을 통한 정권교체 의지를 보이면서 국민의당이 안 대표의 대선 출마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작업에 나설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재 당헌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날 안 대표는 대선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합당에 대한 말씀들을 드렸던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 따로 말씀 드릴 길을 찾겠다. 우선은 지금까지 혼란스러웠던 당을 먼저 추스리고 당원, 지지자분과 논의해서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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