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으로 서버비 충당, 조만간 복구…고객정보 살릴수도
"조카 복귀 문제" 노조 지적에 사측 "회사 떠난 적 없어" 반박
백제CC 증여세 들여다볼까…형 회장 자녀 성정 지분 96% 보유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기업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이 정상화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됐던 이상직 무소속 국회의원의 조카가 회사에 복귀한 데 더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성정의 계열사인 백제CC가 세무조사 대상에 오르는 등 회사 안팎으로 잡음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회사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다며 인수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이스타항공, 대여금으로 서버비용 납부…회사·고객정보 대부분 복구 가능할 듯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회생기업 자금 대여(DIP 금융)로 마련한 자금을 서버 복구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 쿠쿠마곡빌딩 사무실에 입주한 뒤 내부 전산망을 재구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서버 업체와 비용 관련 협의를 끝냈고 DIP 대출로 관련 비용을 지불하면 곧바로 복구가 가능하다"며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등을 위한 소요 대금 등도 관련 대출로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룹웨어 가운데 회사 관련 정보 대부분을 살릴 수 있어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경우 고객 정보도 상당 부분 복원할 수 있다. 우선 서버가 살아난 이후 AOC를 포함해 본격적으로 정상화 준비에 착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회사 안팎의 잡음도 상당하다. 우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됐던 이상직 의원의 조카 A씨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회사에 복귀하면서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A씨의 회사 복귀는 부적절하다며 지난달 30일 서울회생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쳐 구속됐던 A씨는 해고됐어야 하는데 오히려 회사에 복귀해 회생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며 "회생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사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사측은 A씨 복귀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A씨는 회사를 오랫동안 재직해왔고 회사를 떠난 적이 없다"며 "회사가 복귀 명령 등을 내린 게 아니라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법원에 관련 답변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 이상직 조카 복귀 지적에 사측 "문제 없다"…백제CC 세무조사, 증여세 살펴볼 가능성
성정 계열사인 백제CC가 기획 세무조사 대상이 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대금 확보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세청은 대전지방국세청을 통해 백제CC를 포함한 충청권 골프장을 대상으로 지난 5월 말부터 세무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골프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아 폭리를 취했는지 등을 점검하는 차원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인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형남순 성정 회장이 매출이 높은 백제CC를 통해 성정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녀에게 증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백제CC는 형남순 성정 회장이 지분 87.1%를 갖고 있고, 이스타항공 인수 주체인 성정은 형 회장 자녀가 95.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를 동원해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을 확보하면 증여가 가능한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성정과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110억원을 받았다. 계약 잔금은 회생계획서 제출 기한인 오는 9월 17일 전후로 납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여에 대한 부분을 과세당국이 들여다볼 수 있다"며 "인수대금 확보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