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시스템 복구 안돼 채권 확정 지연
채권 변제율 10% 미만…동의 난항 예상
회생계획안 일정 지연시 운항 재개도 연기될 듯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이스타항공이 최근 사무실 임대계약을 맺고 정상화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채권 확정 등을 위해 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 연장을 요청할지 검토하고 있어 하반기 운항 재개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회생법원, 인테리어 비용 지출 허가…사무실 입주 후 서버 복구 예정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서울 발산역 근처 쿠쿠마곡빌딩 임차계약을 맺고 이번주 내로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간다. 이날 서울회생법원의 인테리어 비용 지출 허가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르면 이달 말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개화산역 인근 사무실 임대료를 못내 김포국제공항 내 사무실로 본사를 이전한 바 있다.
다만 이스타항공은 오는 20일까지인 회생계획안 제출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회생계획안 제출은 인수대금 활용 방안과 채권 부채 탕감 규모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받는 최종 절차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5월 인수자와 협상을 이유로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아직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유효하다"면서도 "연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 연기를 검토하는 이유는 채권 확정과 채권자 동의를 위해서다. 회생계획안 제출하려면 관리인 집회를 열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데 이 절차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우선 채권자 관련 자료 확인이 완료되지 않아 채권 확정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말 그룹웨어 서버비용을 내지 못해 시스템 사용이 중단돼 있는 상태다. 현재 사무실 준비와 함께 시스템 복구를 준비하고 있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서버 복구가 어려울 경우 회생계획안 연기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 채권 확정·부채 탕감 동의서 확보 지연…변제율 9% 수준 '난항'
또 다른 문제는 채권단의 부채 탕감 동의서 확보다. 채권이 확정된다 해도 채권단으로부터 부채 탕감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변제율이 10% 미만 수준으로 알려져 난항이 예상된다.
이스타항공 인수 주체인 중견 건설사 ㈜성정은 인수금 1087억원 가운데 520억원을 공익채권 변제에 쓰고 387억원은 조세채권과 퇴직금 충당금에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80억원을 상거래 채권 등을 갚는 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채권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익채권을 제외한 채권 규모는 최소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변제율이 9%에 불과하다. 이스타항공에 100억원을 빌려준 제주항공의 경우 9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에 정통한 관계자는 "회생 절차에서 변제율이 20%는 돼야 한다"며 "출자전환 방식으로 채권의 10%를 전환사채(CB)나 주식으로 발행하더라도 회사의 이스타항공의 지속 가능성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의 정상화 일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스타항공은 10월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운영한다는 목표지만 회생계획안 제출이 또 다시 미뤄질 경우 운항 재개도 연기될 수밖에 없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