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9월만 비대면 "대면수업 원칙은 그대로"
중앙대, 10월 중간고사 전까지 전면 비대면 수업
일부 대학은 3단계부터 대면 수업 비중 늘리기로
[서울=뉴스핌] 강주희 최현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2학기 수업을 비대면으로 확정짓거나 대면 수업을 보류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대면 수업을 손꼽아 기다리던 학생들은 아쉽고 허탈하다면서도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2학기 개강 첫날인 9월 1일부터 30일까지 비대면 수업을 하도록 수업 운영계획을 수정했다. 단 실험·실기·실습 등 과목 이수를 위해 반드시 대면 수업일 필요한 경우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제한적 대면을 수업을 하기로 했다.
비대면 수업 기간이 끝나는 10월 1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업 운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처음 세웠던 대면 수업 원칙을 바뀐 것이 아니기 때문에 2학기 대면 수업은 철회가 아닌 조정된 것"이라며 "10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준비한 안을 실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세대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2학기 신촌·국제 캠퍼스의 모든 수업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한다. 비대면 수업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 이하로 완화될 때까지 유지하며 완화될 경우 실험·실기·실습 강좌와 수강 인원이 적은 소형 교과목은 대면 수업 또는 대면과 비대면 병행수업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고려대도 4단계가 조치가 시행되는 기간에 모든 수업을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지난 9일 학사공지를 통해 1~3단계로 거리두기가 완화되더더라도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고, 대면 수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대면 수업 허용 기준 인원은 학부 50명 미만, 대학원 20명 미만으로 이론·실기 수업 모두 해당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극복 지원 '교육회복 종합방안' 공동발표 브리핑을 마치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유 부총리. 2021.07.29 mironj19@newspim.com |
중앙대는 지난 27일 교무위원회를 열어 9월 1일부터 중간고사 전까지 3단계 학사운영 방침을 적용하기로 했다. 3단계에서는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타 학교와 마찬가지로 실험·실기·실습과 대학원 강좌는 대학장과 대학원장이 승인한 경우 대면 수업을 할 수 있다. 중앙대 관계자는 "중간고사 이후 일정은 코로나 상황에 따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강대는 11월까지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키로 했다. 대면 수업은 강의실 앞뒤 좌우로 1칸씩 띄어 앉을 수 있도록 수강정원을 4배수로 정하고 수강생은 40명 내외로 제한키로 했다. 동국대는 10월 15일까지 일단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되 같은달 18일부터는 대면 수업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지난달 대면 수업 원칙을 마련했지만 세부적인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 숙명여대는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수업 운영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3단계에서는 대면수업 승인과목 한해 수업을 실시하고 4단계에서는 전면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한다고 공지했다. 성균관대는 3~4단계시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과학기술대는 중간고사 이전까지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 운영하고 이후에는 대면 수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실험·실기·실습 강좌와 소규모, 졸업지도 강좌는 대면·비대면으로 운영하고, 중간고사는 대면과 비대면 시험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삼육대는 이론수업 5주차까지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고 4단계 유지시 8월 초 2학기 수업 운영 방식을 재공지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전면 비대면 수업 기간을 연장한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내가 한산하다. 2020.09.11 alwaysame@newspim.com |
◆ 2학기 대면 수업에 학생들 "반갑거나 아쉽거나"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조모(24) 씨는 "개인적으로 대면 수업이나 비대면 수업 나름대로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4단계 유지시 전면 비대면 수업인 만큼 학교를 오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취업을 앞두고 있는 입장에선 오히려 비대면 수업이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재학생 서모(22) 씨는 "실험, 실습이 많은 이공계라 컴퓨터로 보는 대면 수업이 답답할 때가 많다"며 "강의실에서 수업 듣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게 막혀있으니 아쉽고 허무하다. 등록금이 아까운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에 입학한 최모(21) 씨도 "동기들 얼굴도 보지 못해 하루 빨리 대면 강의를 하는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렸다"면서 "최근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한편으로 아쉽고 허탈한 기분"이라고 했다.
1학기에 이어 2학기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대학들이 늘어나자 개강 특수를 기대했던 대학가 상인들도 울상이다. 서울 신촌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42) 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면 수업을 할 것 같은 분위기라 다들 기대했었는데 2학기도 결국 비대면이니 매출에 대한 기대는 일찌감치 접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흑석동에서 덮밥집을 하는 박모(40) 씨도 "코로나 이전이라면 여름 계절학기 수업 마치고 밥먹으러 오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며 "중앙대는 작년부터 비대면 수업을 해와서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4단계가 풀려야 그나마 기대라도 품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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