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4개월만에 다시 마주 앉은 미국과 중국의 외교 사령탑들이 다시 정면충돌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이후 미중 관계 재설정이 팽팽한 기싸움 속에 한동안 난항을 겪게 될 것이란 전망애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은 26일(현지시간) 톈진에서 셰평 중국 외교부 부부장에 이어 왕이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회담했다.
셔먼 부장관은 바이든 정부 출범이후 중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공직자다. 또 지난 3월 미 알래스카에서 '2+2' 회담이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다. 당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운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부장과 시종일관 거친 설전을 벌였다.
이날 회담에서도 양측은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불만을 모두 털어내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않고 모두 쏟아낸 셈이다.
셔먼 부장관은 중국의 홍콩과 신장 에서의 인권탄압,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비협조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국제질서의 규칙을 훼손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국무부는 이날 셔먼 부장관이 중국 관리들과 만나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나눴다면서 중국에 미국과 동맹·파트너들의 가치와 이익에 배치되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훼손하는 조치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이밖에 신장과 티베트에서의 대량학살및 인권탄압, 홍콩에서의 민주주의 탄압, 언론 자유 축소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중국 당국에 의해 억류중인 미국, 캐나다인의 석방 문제도 제기했다.
중국을 방문한 웬디 셔면 미국 부장관이 톈진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국무부 제공] |
중국도 자신들의 안방을 찾아온 셔먼 부장관을 상대로 작심한 듯 강공에 나섰다. 왕이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에 도전하거나 전복을 시도해선 안된다고 직접 경고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왕이 부장은 또 중국 공산당 인사와 학생 등에 대한 일방적 비자 제한과 부당한 관세 등 중국에 대한 일방적인 제제를 모두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셔먼 부장관이 거론했던 신장·티베트·홍콩 문제 등은 중국의 내정이며, 핵심 이익이라면서 미국이 중국의 주권을 훼손해선 안되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셰평 부부장 역시 셔먼 부장관을 상대로 "양국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미국인들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잘못된 사고와 대중국 정책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양측은 향후 일부 국제적 이슈 영역에 있어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셔먼 부장관은 "중국과 갈등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공정한 규칙에 기반한 경쟁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서면 장관은 특히 북핵 등 북한 문제와 기후 위기 등의 이슈에 있어서 양국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셰평 부부장은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공존을 모색)' 등을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한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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