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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시장님 사고 난 다음 말고 미리 막아주세요"...민원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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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아빠 버스 탔어요. 집에서 만나요. 사랑해요"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 군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김군은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지역에서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매몰된 시내버스 안에서 사망했다.

김군의 꿈은 음악가였다. 사고 당일 김군은 비대면 수업인데도 음악 동아리 모임을 위해 학교를 찾았다가 귀가하는 길이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2021.06.09 kh10890@newspim.com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김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버스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하고서 붕괴 현장을 찾아 "버스 안에 아들이 갇혀 있는 것 같다"며 "제발 안으로 들어가서 얼굴만이라도 확인하게 해달라"고 울부짖었다.

곰탕집을 운영하던 60대 여주인 곽모(64) 씨는 생일이던 아들에게 미역국을 끓여주기 위해 외출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일은 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점심 장사를 마치고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지역 사고 희생자들의 사연이다. 이들이 뭔가를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운이 지독하게 나빠서 그리된 것도 아녔다. 그저 집을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탔을 뿐이었다.

초등학생 3학년생 2명이 사망한 풍영정천은 평소에도 시민들이 자주 드나드는 도심 속 휴식공간이다. 한 시민은 사고 당일 뉴스를 보고 안타까워서 현장에 나와봤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뉴스 검색창에 '인재(人災)'라고 쳐봤다. 광주 광산구 풍영정천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 2명이 불과 수심 1.5m 정도의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 숨졌단다. 경기도 이천에서는 한 소방관이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진입했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불과 1~2주 사이에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인재가 벌어지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사고가 발생하면 각 정당의 대표, 기업, 지자체장들이 사고 현장을 찾아 법안을 통해 '제2의 OO참사'를 막겠다든지 안전점검을 통해 유사한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마치 모든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듯했다. 법안이나 점검으로도 막을 수 있는 거였다면 본인들이 미리 신경 써서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됐을 것들이었다.

물론 아무리 안전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모든 사고를 막을 순 없을 거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쩌면 매번 막을 수 있었음에도 외양간도 못 고치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민원을 넣어봤다. 단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희생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해서. 12~19일까지 1주일 간, 20여 건의 민원을 넣어봤다.

◆ 제2의 광주 붕괴 참사, 미리 막아주세요

광주 북구의 한 재개발 현장. 이곳에서도 하층 철거 전도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건물을 한꺼번에 무너뜨려 철거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불법으로 철거했다. 사진은 인근 아파트 관계자의 도움으로 옥상에서 촬영한 모습 [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사고 발생 직후부터 당연스레 매일 출근하듯 사고 현장, 분향소를 찾았다. 내 카메라는 사고 현장을 방문한 정치인, 자치단체장을 향하고 있었다. 뷰파인더 너머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사고 현장과 유가족이 아닌 이른바 '조문 정치'에 더 신경을 쓰는 듯 보였다.

정부 한 관계자는 붕괴 참사 현장을 행사장이라 표현하고,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은 참사 현장 바로 앞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기자님들도 참.. 기삿거리가 이것밖에 없을까요?'라고 조롱 섞인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과연 저들이 정말로 또 다른 붕괴 참사를 막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저렇게 말해도 어련히 잘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기로 했다.

광주 북구의 한 재개발 현장을 찾아가 봤다. 붕괴 현장을 보고도 이곳에서는 여전히 하층 철거 전도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에 민원을 넣고, 전화를 걸었다.

광주광역시청 홈페이지에 인재를 막아달라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최근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붕괴사고 이후 재개발 현장을 지나가는 수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또 다른 현장에선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더군요.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공사 업체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시청·지자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재개발 현장 앞 버스정류소를 이설하겠다거나 버스 운전기사가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었다느니 다른 곳으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는 이야깁니다. 모든 사건·사고가 행정당국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는 참사 이후에야 특별점검에 나서겠다고 하지 말고 미리 점검해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주세요"라고 적었다.

시청 관계자는 "위험요인이 개선될 때까지 공사를 중지시키겠다"고 답했다.

◆ 비가 오면 '징검다리' 건너는 게 위험해서

광주시가 안전점검 특별주간을 맞아 '풍영정천' 사고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했지만 풍영정천 인근 광신대교 징검다리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지난 12일 초등학생 2명이 징검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 사망한 '풍영정천'은 수심이 1.5m에 불과했다. 사고 발생 이틀 전 비가 많이 왔고 이로 인해 징검다리에는 이끼가 꼈다. 또 평소와는 달리 그 시간대에 행인이 하필 아무도 없었다. 악재의 연속이었다.

어른 한 명만 있었어도 충분히 구조할 수 있는 높이였다. 어쩌면 징검다리에서 미끄러져도 옆에 그물망이나 줄 하나만 있었더라면 아이들이 엉덩이만 털고 일어날 수도 있었다.

이런 사고가 일어날지 몰라서 대처를 못했다고 하는 것 까지는 어떻게든 이해를 해보려고 했다. 문제는 그 뒤의 대처였다. 사고가 발생한지 3일 뒤에도 비가 내렸지만 사고 지점과 가까운 다른 징검다리를 가보니 한쪽만 출입을 막고 반대편 쪽은 열어뒀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징검다리를 넘어서는 수위로 물이 범람하고 있었지만 차단막이 올라가 있었다. 반대 방향은 차단막이 내려가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누군가 올려놓은 것이라 해명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출발 지점과 끝 지점이 상당한 거리가 있는 징검다리였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건너왔다가 다시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이런 날에 징검다리를 건너는 행동 자체가 위험한 것은 맞지만 이용섭 광주시장이 안전 점검 특별주간으로 선포한지 불과 2일 뒤에 발생한 일이었다.

또 하나 신경 쓰였던 광경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지난해 붕괴된 자전거도로 복구 현장 너머로 낚시하고 있는 시민이 보였다.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도 안되는 곳이었기에 어른이라도 위험한 곳이었다.

지난해 폭우로 자전거 도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복구 작업에 들어가느라 출입을 통제 시킨 곳이다. 하지만 비가 와서 수위가 높아졌음에도 담을 넘어 낚시하고 있는 시민이 있어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을 넣었다. 비가 오면 수위가 높아져 위험하니 낚시객들의 출입을 막아달라고.

그러자 다음날 시청 측에서 전화가 왔다. 그는 "낚시객은 단속이 쉽지 않고, 차단막은 수동으로 내려야 하다 보니 24시간 감시할 수 없다"며 "양쪽 다 차단막을 내려놨는데 누군가 올려놓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 하수구가 막혔어요

지난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광주 북구 신안동 일대에 하수구가 차량 발 매트에 막혀있었다. 사진 촬영 후 발 매트를 치워버렸다. 하수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비가 내리니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작년 7~8월이 생각났다. 하늘은 폭우에 가려졌고, 도시는 물에 잠겼다. 수상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비가 쏟아졌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지난해 8월 7~8일 이틀간 광주에서만 58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광주 북구 신안동에서는 침수된 건물 배수 작업 도중 30대 남성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도 있었다.

하수구만 제 역할을 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불과 1년이 채 지나지도 않았지만 다시 찾아간 북구 신안동은 피해 사실을 잊은 듯했다. 하수구는 차량 발 매트가 막고 있거나 담배꽁초가 쌓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수구가 인근에 있기는 했지만 빗물이 전혀 고이지 않는 곳에 설치돼 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그래서 안전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넣었다. 장마철이 다가오기 전에 하수구가 막혀 또다시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구청에서 답변은 아직 안 왔다).

◆ 위험천만한 도로에서

경찰서와 구청에 횡단보도를 깔아주든, 펜스를 쳐서 무단횡단을 아예 못하게 하든 해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위험하지 않도록 [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퇴근 후 집에 가던 길이었다. 차들이 씽씽 다니고 있는 도로 사이로 환자복을 입은 이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한 명은 휠체어를 끌고서.

10여 분 동안 관찰해보니 20여 명의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근처에는 횡단보도가 없는 것도 아녔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됐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펜스를 쳐달라고 해당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불편하더라도 안전이 우선인 거니까.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헬멧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단속 대상이다. 무엇보다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저렇게 달리고 있는 것이 위험해보여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다른 도로에서도 위험요소는 있었다. 왕복 6차선 도로에서 헬멧도 착용하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는 시민이 보여 단속도 단속이지만 자칫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한 곳에서 이용하게 해달라고 경찰에 민원을 넣었다.

◆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지금 당장은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민원도 넣어봤다. 비상구 계단을 가로막고 있는 건물에 대해서도 민원을 넣었고, 소화전 주변 적색 표시가 된 곳에 세워둔 불법 주·정차 차량도 신고했다.

소화전 주변 적색 표시가 된 곳은 화재 시 불법 주·정차 등으로 소화전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늘 비워둬야 하는 곳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다른 유형의 위험에도 대비하기 위해 신고한 게 있었다. 친구와 술을 마시러 가던 어느 날, 두 눈을 의심했다. 멀리서부터 뚜렷하게 보이는 하의실종 패션. 중년 남성이 노팬티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혹시 모를 불순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서에 민원을 넣었다.

팬티도 입지 않고 돌아다니는 남성이 있어서 경찰에 민원을 넣었다. 야심한 밤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 출동 좀 해달라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어떤 상황인진 모르겠으나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밑에도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돌아다니고 있다고. 그랬더니 경찰은 "암 말기 환자라 덥다고 종종 저렇게 나오곤 한다"며 "처벌 대신 가족에 인계했다"고 했다.

◆ 무심코 지나치고 있던 것들

광주 서구의 한 대형마트 장애인 주차구역 전광판이 '장애우'로 표기됐다. 마트 측은 즉시 '장애인'으로 표기되도록 고치겠다고 했다. 전광판 밑 장애인 주차구역을 가로막고 있는 이중주차 차량 대해선 민원을 넣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16 kh10890@newspim.com

대형마트에 장 보러 갔을 때였다. 1층에 장애인 주차장을 거쳐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2가지가 눈에 띄었다. 장애인이 아닌 '장애우'라고 표기된 전광판, 당당하게 장애인 주차구역 두 칸을 가로막고 들어가던 젊은 여성.

마트에 전화를 걸었더니 "이제까지 문제 제기한 사람이 없어서 몰랐다"며 "장애우가 아닌 장애인으로 올바르게 표기될 수 있도록 즉시 시정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장애인 주차구역을 가로막은 차량에 대해선 해당 구청에 민원을 넣었더니 '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화순군청 군수실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창고처럼 쓰이고 있었고, 안전바도 없는 가파른 경사로 탓에 장애인이 쉽사리 군수를 만나긴 어려워 보였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비장애인의 시선에선 불편함을 겪어보지 않아 잘 몰라서 개선되지 않을 것들을 위한 민원도 넣어봤다. 정성주 광주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의 제보로 화순군청을 가봤다.

2층에 위치한 군수실을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청소를 이유로 통로가 여러 장애물들에 가로막혀 있었다. 장애물들을 치워보니 안전바도 없었고, 가파른 경사로 때문에 휠체어로는 군수실을 갈 수 없는 구조였다.

형식상의 답변이라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듣고 싶어 화순군청에 민원을 넣었더니 "청사가 옛날 건물이라 따로따로 있던 건물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건물 높이가 서로 달라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문제를 알았다면 미리 고쳤을 텐데 몰랐다. 경사로가 완만해져 장애인도 편히 다닐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1주일 간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을 넣어보니 전국 상위 4%를 기록했다. 상위 1%가 될 때까지 안전을 위한 민원을 넣을 생각이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6.21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1주일 동안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민원 16건, 시청 1건, 경찰서 2건, 전화민원 2건. 총 21건의 민원을 넣어봤다.

누군가는 민원 때문에 분명 화도 났을거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괜한 민원 때문에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도 벌금을 내게 됐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민원 덕분에 웃었다. '아무리 말해도 안 바뀐다'고 했던 것들이 민원 한 번에 바뀌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민원'이란걸 비로소 알게 됐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한 문제로 사건·사고는 또 터질 거란 걸 잘 안다. 그러니 민원을 넣었더니 따뜻한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희망 가득 찬 말로 끝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내 이웃, 내 가족이 억울한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제2의 광주 건물 붕괴 참사, 제2의 초등생 익사사고 등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민원'이 아닐까.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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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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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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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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