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골드바 판매도 2배 늘어
"고액자산가 올 초부터 집중 매수"
금리인상보다 인플레 영향 더 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가상화폐 급락 등 위험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값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골드바, 골드통장 등 금 관련 투자 상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건 아닐까하는 우려도 공존한다.
31일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골드바 판매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은행의 이달 28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64억3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억1300만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중량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 5월말 40kg 판매됐던 골드바는 지난 28일까지 89kg 가까이 팔리며 역시나 2배 이상 늘었다.
금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금 통장 신규가입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에 이달 28일까지 금 통장에 모인 돈은 약 7000억원으로, 1년 전(5400억원) 보다 16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올해 흐름으로 봐도 연초 6200억~6300억원에서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2021.05.31 jyoon@newspim.com |
이달 들어 금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는 금값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신한은행에서 고시한 금 시세는 6만8285원으로 전일 대비 0.66% 상승하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값이 오르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중에 많은 돈이 풀렸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경제도 차츰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각종 물가들이 오르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헤지(위험 회피) 차원에서 금을 사려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주식,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에 쏠려있던 투자자금이 다소 완화되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같은 대체 투자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4000만원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예상 보다 앞당겨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한국은행도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예금, 달러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면서 금의 인기가 다소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써 금리인상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크기 때문에 금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한PWM태평로센터 김외순 PB팀장은 "이미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해와 올 초에 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최근 들어서는 소액 투자가들이 금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주식, 비트코인으로의 쏠림이 완화되기도 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적인 성격을 갖는 금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우려와 더불어 금리인상 움직임이 있지만,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단기간에 급하게 오르는 건 아니기에 지금부터라도 일반 투자자들도 자산의 10% 정도는 금에 투자하길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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