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민주노총 등, 기업결합 반대 기자회견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노동·시민단체들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독과점 형성과 고용 위기를 초래한다며 이들의 기업결합을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참여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등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은 독과점 형성과 고용 위기, 조선산업 내 공급사슬 및 지역경제 붕괴를 야기할 수 있다"며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이번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될 때까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부당 인수 저지를 위해 단호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제공=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절차에 따라 기존 현대중공업을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물적 분할을 실시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로부터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현재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함심사가 남아 있다.
노동·시민단체들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사의 조선 수주 점유율 합계는 50%를 넘고 경쟁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는 25%포인트 이상에 해당하므로 공정거래법 상 경쟁제한성 요건에 해당한다"며 "양사 합병 후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고용위축, 산업 내 수요·공급사슬 위기, 지역경제 황폐화 등 부작용을 상쇄할 만큼의 효율성 증대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경쟁제한성 완화를 조건으로 기업결합이 승인돼 기술이전이나 생산축소 등이 진행된다면, 이는 오히려 기업결합 추진의 구실마저도 퇴색시키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나랏돈을 동원해 살려놓은 대우조선해양을 오직 정몽준 총수 일가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매각하는 것은 조선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공정한 경제 구조 확립을 위해서도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자신의 사업상 이익을 위해 중소기업, 하청노동자에게 부당하게 비용을 전가하는 동안, 양대 조선사의 중소하도급업체들은 폐업 위기는 물론, 종업원 임금도 지급하지 못해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번 기업결합을 단행하며 조선산업 경쟁력 확보와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운운하기 전에 현재의 비정상 상태부터 정상화하는 조치를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반대의견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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