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노조 탄생... "성과 보상하라" 목소리
사모펀드 인수 이후 실적 악화 등 진통
지난해 코로나에도 호실적... 락앤란 "상생위한 첫 발걸음"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국내 주방·생활용품 기업인 락앤락에 노동조합이 설립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사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노조 설립으로 노사 간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 이달 노조 탄생... "성과보상 체계 개선" 목소리
12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락앤락지회에 따르면 지난 7일 노조 가입을 안내했다. 이번 노조 설립 움직임은 성과 보상에 대한 불만이 커지게 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화섬노조 홈페이지 캡쳐] 2021.04.09 shj1004@newspim.com |
노조는 이번 설립 이유에 대해 "사모펀드와 경영진의 이익은 늘어나지만 직원의 노동조건은 그대로이거나 후퇴해왔다"며 "올해 임원 보수한도가 20억원 상향된 것에 비해 임직원 임금은 동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펀드, 경영진의 이익은 늘어나는 한편 임직원 근로조건은 그대로이거나 후퇴하는 수준"이라며 "자의적인 인사평가와 더불어 내년 예정인 엑시트 시에 정리해고 등 이슈를 막고자 설립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 근로관계법령 위반 사항과 부당하고 자의적인 인사평가제도를 시정하고 임원 중심의 보수제도를 개편할 것"이라며 "고용안정화와 복리후생을 포함한 직원 근로조건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사측에 대한 소통채널 구축 ▲인사·노무 관련사항 점검 및 개선요구 ▲업무환경 개선요구 ▲부정·비리 행위 점검 및 개선요구 ▲권고사직 강요 저지, 고용불안 해소 등을 제시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4.09 shj1004@newspim.com |
◆ 사모펀드 인수 이후 실적 악화 등 진통... 락앤락 "상생 위한 첫 발걸음"
락앤락은 1978년 설립됐으며 밀폐용기 및 주방생활용품의 제조·유통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1998년 출시된 4면 결착 방식의 Lock 타입 밀폐용기는 품질 우수성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바 있다.
어피너티는 락앤락의 최대주주 김준일 회장 등의 지분(63.56%)을 약 6293억원에 인수했다. 어피니티는 당시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국에 전체 거래 규모로 약 130억달러에 해당하는 성공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등 락앤락을 성공적으로 이끌거란 기대감이 컸다.
어피니티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유통채널이 탄탄하고, 한국을 넘어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갔다. 이후 주방생활용품을 넘어 음료용기, 주방용품, 소형가전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종합리빙 소형가전 브랜드 제니퍼룸을 약 145억원에 인수하며 볼트온(유관 기업 추가 인수) 전략도 구사했다.
그럼에도 2017년 당시 락앤락의 영업이익은 515억원을 기록했지만 2018년 365억원, 2019년 243억원으로 절반가량 급감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2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에 '홈쿡족' 증가로 주방용품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자사주 매입도 하면서 주가 부양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월 200억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업계선 이번 노조 설립이 앞으로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매출 5000억 규모의 회사에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며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에 힘쓰고 있다"며 "코로나 속에서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이번 노조 설립은 사측과 직원들 간의 상생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