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회생절차 신청..3개월 만에 법정관리 수순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 LOI 제출 안해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쌍용자동차가 경영난으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3개월 여만에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다. 투자자로 기대했던 HAAH오토모티브가 채권단이 정한 시한까지 투자 의사를 밝히지 않아서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극심한 경영난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어 또다시 법원의 판단에 생사를 걸게 됐다.
2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서경환 법원장)는 이날 산업은행 등 쌍용차 채권단에 쌍용차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에 관한 의견을 묻는 조회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원은 쌍용차에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LOI)를 지난달 31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으면서 법정 관리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쌍용차는 금융기관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해 지난해 12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15분기 연속 적자와 부채 1조6000억원의 쌍용차를 감당하지 못해 등을 돌리면서다. 마힌드라가 지난해 4월 투자하기로 한 2300억원 규모의 신규 자본 투자 계획을 돌연 철회하면서, 쌍용차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JP모건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대출원리금 약 600억원에 이어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고, 우리은행 대출금 150억원의 만기연장도 실패해 대출금이 1650억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쌍용차 평택 본사 [사진=쌍용차] |
이에 쌍용차는 산은 등 금융기관과 대출금 만기 연장을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2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와 함께 회생절차를 3개월간 보류해달라는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를 접수하고 채권단과의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인해 평택공장의 생산은 원할하지 못했고, 올들어 1월부터 임직원의 급여를 50%만 지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 맸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달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어 'P플랜(사전회생계획)' 지난달 26일까지 P플랜을 신청하기로 계획했으나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은 탓에 이 마저도 불발됐다.
이에 더해 최근 쌍용차가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 폐지 위기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보고서에서 "회사는 보고기간 종료일 현재 4460억3600만원 영업손실과 5032억6500만원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회사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7717억6400만원 초과하고 있으며 총부채가 총자산을 843억2300만원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 의향이 아직 남아있는지 알 수 없으나 극적인 인수 급물살을 타지 않는 한 쌍용차는 법정 관리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했다.
앞서 쌍용차는 1954년 하동환 한원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하동환자동차가 모태로, 1977년 동아자동차, 1986년 쌍용차로 불려왔다. 쌍용차는 1997년 대우그룹에, 2005년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매각됐다가 상하이차가 2010년 철수하면서 이듬해 마힌드라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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