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산은에 PMI 제출…합병 일정·고용승계 등 담겨
구조조정 없이 시너지 낼 방안 등 실현 가능성에 '관심'
LCC 통합방안 공정위 심사 변수…31일 우기홍 사장 간담회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심사를 고려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일정을 2024년으로 미뤘다. 이런 내용의 인수합병(M&A) 일정을 포함, 대한항공이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제출한 '인수 후 통합전략(PMI)'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31일 열리는 간담회에서 PMI 세부안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양사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문제를 포함, 통합 후 시너지 확보 방안과 중복인력 운영 등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인 방향을 잡았을지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2.10 dlsgur9757@newspim.com |
대한항공은 3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PMI 관련 인수위원장인 우기홍 사장이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설명드리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산업은행에 PMI를 제출했지만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PMI에는 ▲고용유지 및 단체협약 승계 방안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방안 ▲운송지원 자회사 효율화 방안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 제한 위반 해소방안 등이 담겼다.
우선 PMI에 중복인력 재배치나 노선 발굴 등 신사업 등이 얼마나 현실성 있는 내용이 담겼을지가 관심이다. 대한항공과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에도 구조조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해왔다. 대한항공 역시 구조조정 대신 이런 방법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런 설명이 구호에 그치지 않을 만큼 실현 가능한지가 관건이다.
LCC 통합방안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양사 계열 LCC 3사를 통합하겠다는 계획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LCC 통합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독과점 문제로 매각 명령 등의 변수가 있어 계획을 확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LCC 통합안이 항공산업 재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양사 합병 이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 역시 중요하다. 양사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연간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대한항공은 내다봤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이나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모순된 입장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공정위 심사에서도 가격 인상 가능성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없을 거라는 전제 하에서 통합 시너지를 어떻게 낼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산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2년 뒤인 2024년에 통합 항공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앞서 오는 6월 말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확보한 뒤 2022년 합병하려던 계획보다 2년 가량 늦춰졌다.
대한항공은 공정위를 포함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고려해 일정을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국 외에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태국 터키 등 9개국에서 기업결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분 확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우선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양사 합병은 지배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취득하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세이버 등은 한진칼의 증손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안에 회사를 정리해야 한다. 양사가 합병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다만 한진칼의 고손회사가 되는 금호티앤아이와 금호리조트는 매각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서 증손회사는 고손회사를 소유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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