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1거래일째 순매수...중국 넘어 글로벌 기대감
증권사, 목표가 상향 조정..."모멘텀 다수·실적 기대"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 판매를 허가받은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휴젤이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지며 휴젤의 주가도 우상향 곡선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젤은 이날 오후 2시36분 현재 전장 대비 3.64%(7900원) 상승한 22만4800원에 거래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1거래일 연속 휴젤을 사들였다. 이 기간 휴젤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종목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1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의 휴젤 순매수 규모는 약 538억원에 달했다.
[이미지=휴젤] |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같은 기간 휴젤의 주가도 15.5% 상승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가 휴젤을 집중적으로 순매수 행렬을 이어간 것은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에 따른 호실적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휴젤은 지난 10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레티보'(Letybo) 100유닛 제품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중국 내 판매 허가를 받은 국내 기업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휴젤의 레티보가 유일하다.
휴젤 측에 따르면 업체는 이후 지난달 중국에 50억원 규모의 레티보 첫 수출물량을 공급했다. 수출 첫해인 올해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고 향후 3년 내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지 유통은 파트너사인 사환제약(Sihuan Pharmaceutical)이 맡았으며 정식 출시는 오는 3~4월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휴젤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국민 소득 증가와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현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연간 20~30%대의 고성장세를 시현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중국에서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제품 수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국에서 허가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미국 앨러간(현재 애브비로 인수)의 보톡스와 중국 란저우연구소의 BTX-A, 프랑스 입센의 디스포트(Dysport), 휴젤의 레티보 등 4개다.
레티보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우면서도 미국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수익성까지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레티보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1위 브랜드와 중국제품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보톡스 대비 20~30% 할인된 공급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인데 이는 중국제품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프리미엄 이미지와 수익성을 충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휴젤은 중국 시장을 넘어 미국과 유럽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휴젤은 올해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BLA)를 제출할 계획이며, 유럽 의약품청(EMA)에는 이미 BLA를 제출한 상태다. 회사 측은 올해 중순 경 유럽으로부터 승인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수의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휴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휴젤의 목표가를 기존의 23만원에서 26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국향 매출발생의 본격화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2622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내 톡신판매가 예상을 상회할 경우 추가적 상승 여력을 기대해 볼 수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를 권고한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도 휴젤의 목표가를 기존의 25만원에서 26만5000원으로 올렸다. 중국 시장 진출로 고성장이 기대되며, 톡신의 미국 판매허가 신청 및 유럽 허가 획득 등 다수의 모멘텀이 대기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진출을 통한 실적 고성장이 기대돼 휴젤을 뷰티케어 업종의 탑픽(Top-pick)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휴젤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한 6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6% 늘어난 232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발생한 중국향 보툴리늄 톡신 수출물량이 반영되면서 매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쟁사의 톡신제품 판매 금지로 매출이 증가하는 반사이익까지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홍국 연구원은 "경쟁사의 판매금지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국내 톡신 및 필러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5%, 15% 늘고 수출도 회복하며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