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GS25, 세븐일레븐 편의점 BIG3 원두커피 맛비교
GS25 커피 판매량 압도적으로 높아…비결은 커피머신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편의점 커피는 맛있다. 가격이 천 원대라는 '가성비'까지 생각하면 더 괜찮다. 하지만 기자의 친구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문장이 과거형으로 쓰인 이유는, 기자가 직접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 이후 친구들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나의 미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시작된 블라인드 테스트였지만, 사실 결과는 꽤나 흥미로웠다. 결과는 잠시 후 공개하겠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한 커피는 편의점 3사인 CU(씨유), 세븐일레븐, GS25의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정했다. 가격은 세 곳 모두 1200원으로 가격은 동일했다. 보다 대중적인 맛 비교를 위해 4100원 스타벅스 커피도 대상에 넣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차례대로 스타벅스, GS25, 세븐일레븐, CU의 따듯한 아메리카노 사진. 2020.12.18 jellyfish@newspim.com |
우선 차례대로 맛 비교를 해보자면 CU 커피 브랜드 '카페 GET'은 뚜껑을 열자마자 고소함이 가미된 탄 향이 났다. 한 모금 마시자마자 향에서 나던 고소함이 입 안을 감돌았고, 점차 밍밍해지면서 끝 맛은 별다른 특색이 없었다. 신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커피'. 고소한 향이 옅게 나는 커피다. 그런데 마시자마자 약간의 탄 듯한 고소한 맛이 나면서 끝 맛은 다소 썼다. 물론 불편한 정도는 물론 아니다. 마찬가지로 산미는 없었다.
편의점 커피 중 마지막은 GS25였다. GS25의 '카페25' 커피는 별다른 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맡으니 은은하게 단 내가 난다. 마셔보니 다른 커피들과는 확연히 다른 '크리미'한 맛이 느껴졌다. 초반에 크리미함이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후에는 고소한 향과 어우러지고 끝 맛은 깔끔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달달했다.
의외로 스타벅스 커피가 가장 특색이 없었다. 우선 향도 나지 않았고, 마시자마자 탄 맛과 고소한맛 그리고 커피스러운 향이 조금 나면서 밍밍하게 넘어갔다.
기자 개인의 입맛에는 GS25 커피가 단연 압승. 평가를 마친 후에도 GS커피는 단숨에 다 마셔버렸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그 다음 순위는 CU-세븐일레븐-스타벅스 순이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편의점 BIG3와 스타벅스 커피 맛 비교표. 2020.12.18 jellyfish@newspim.com |
이런 의외의 결과를 친구들과 빨리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내 평가결과를 미리 적어둔 후 친구들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도해봤다.
흥미롭게도, 친구 두 명의 테스트 결과 역시 동일했다. 물론 친구A는 GS25-세븐일레븐-스타벅스-CU 였고 친구B는 GS25-CU-스타벅스-세븐일레븐이라는 차이가 있었지만 둘 다 1위로는 GS25 커피를 지목했다.
이쯤 되면 단 세 명의 맛평가라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편의점 커피 3사 중 GS25의 커피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GS는 커피 브랜드 '카페25'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누적 판매량이 2억 잔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계산을 해보자면, 커피머신이 1분에 약 100잔씩 뽑아낸 판매량이다.
물론 CU와 세븐일레븐 역시 커피 판매량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CU의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 GET'은 2018년 기준 8400만잔 이상 판매하며 해마다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도 2018년 기준 5300만잔 이상을 팔았다.
그럼에도 GS25의 커피가 특히나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에는 '커피 머신'이 있다는 전언이다. GS25는 중소기업 제품인 '유라(JURA)' 커피머신을 사용하고 있다. 유라는 스위스 제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아 소비자 인지도는 떨어진다.
그러나 해당 커피머신은 다른 머신들보다 훨씬 높은 압축률로 굵은 층의 '크레마'를 만들어낸다. 크레마는 추출된 에스프레소 원액 위의 황금색 거품 층이다. 이 거품층의 품질이 우수하냐 아니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므로 '크레마'는 상당히 중요하다. 유라 관계자도 이에 동의하며 "고밀도의 크리미한 크레마를 만들어내는 것이 유라 머신의 최장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자체적으로 생산한 커피머신을 쓰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유라 커피머신을 사용하는 GS25의 '카페25' 사진. 커피 원액을 추출하는 중. 2020.12.18 jellyfish@newspim.com |
결국 편의점 커피가 맛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도 어쩌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모든 편의점마다 커피머신이 구비돼 있지는 않다는 점.
실제로 기자가 커피 테스트를 하기 위해 편의점 세 곳을 모두 돌아다녔을 때, 총 세 번 정도는 커피머신이 없어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 운이 좋게도 CU는 집 바로 밑 지점이 커피머신을 갖고 있어 바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과 GS25는 이미 집에서 먼 곳에 위치했는데, 세 번을 허탕치고 새로이 찾아간 곳은 더 먼 곳에 위치했다. 이렇듯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편의점 카페'가 앞으로 극복해나가야 과제다. 진짜 카페 커피를 이기기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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