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좋아야 뭘 발라도 잘 흡수…기초케어에 주력
브랜드 정체성에 맞게 디자인·용기도 '비움'에 집중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보약'을 먹어본 사람이면 아는 사실이 있다. 보약을 먹기 전 약 3일 정도 비워내는 시간을 거친다는 것. 몸 안의 독소를 빼내야 비로소 영양이 꽉 들어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잘 채우기' 위해서는 덜어내야 한다. 그래서 비움이 중요하다. 여기, 이를 화장품으로 실천하는 이가 있다. 바로 조수아 뷰인스 대표다.
뷰인스는 화장품 업체다. 그 중에서도 클렌징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초케어에 특화된 회사다. 많은 화장품 중에서도 하필 기초케어인 이유는 뭘까. 조 대표는 다년간 뷰티 업계에서 종사하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밑바탕인 '피부'라는 점을 깨달았다.
아무리 파운데이션이나 다른 색조 제품이 우수하더라도 '피부'가 깨끗하지 않다면 무용지물이었다는 것. 그때부터 피부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했고, 속부터 건강하게 차오르는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클렌징'이라는 기본을 다져야 한다는 신념이 생겼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조수아 뷰인스 대표. [사진=뷰인스] 2020.12.09 jellyfish@newspim.com |
비워내기에 대한 철학을 실천하게 한 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조 대표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은 '기본기'에 대한 믿음이었다. 제품이 잘 지워지고 피부 자극도 없는데다가 가격까지 합리적이라면 점점 바라봐주는 이가 생길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의 믿음은 실제로 이뤄졌다. 타깃층을 수출에서 국내로 기반을 넓히려는 과정에서 잠시 판매를 중단해야 했던 때가 있었다. 당시 소비자들 몇몇이 왜 판매를 하지 않느냐며 연락해왔다. 조 대표는 "내가 잘 못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라고 기억했다.
재정비를 마친 조 대표는 최근 국내 기반을 넓히기 위해 온라인 시장을 공략중이다. 조 대표는 코로나19보다도 온라인 생태계를 몰라서 생기는 어려움이 더 크다고 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커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저 확보'가 중요한데, 이 점이 어렵다는 것. 중소기업이다보니 대기업처럼 유명인들을 통해 광고를 할 수도 없고, 이 때매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돌파구가 생겼다.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와디즈 펀딩을 통해 입소문 전략을 택했다. 당시 뷰인스 토너는 당초 펀딩 목표 금액의 856%를 달성했다. 그만큼 사용자들의 반응이 컸다는 의미다. 이후 판매량이 가시적으로 늘었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판매가 늘었고 또 와디즈 후기를 보고 새로 유입되는 수요층도 많아졌다"고 답했다. 뷰인스가 추구하는 '비워내는 화장품'이 소비자들에게 통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뷰인스의 2020 신제품 토너. [사진=뷰인스] 2020.12.09 jellyfish@newspim.com |
사실 조 대표의 '비움' 철학은 클렌징에 그치지 않는다. 화장품 디자인부터 환경에 가해지는 부담까지 '비워내기'를 실천하고 있었다. 원래 뷰인스 화장품 용기는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용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창업 5주년을 기점으로 자신의 화장품 철학에 맞춰 투명한 용기로 바꿨고, 폰트도 덜어냈다. 뷰인스의 정체성을 용기에도 담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뷰인스는 환경에 가해지는 부담도 덜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대표는 "신제품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생분해되는 용기나 유리처럼 재생가능한 용기를 찾기 위해 신제품 출시일 자체를 미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들은 단지 세상에서 허락한 자원을 빌려서 쓰는 것일 뿐"이라며 "함께 사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너나 할 것 없이 이제는 환경을 생각할 때"라고 덧붙였다.
뷰인스는 올해 클렌저를 리뉴얼하고 이와 함께 화장실에 두고 쓰는 토너를 신제품으로 내놨다. 이로써 화장품 비워내기는 완수했다고 판단한 조 대표는 이제 '채움'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보약 먹기 전 비우기를 완수했다면 이제는 보약으로 영양을 채울 단계가 왔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영양'을 위해 슬리핑 마스크와 워시오프 마스크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뷰인스' 하면 사람들이 떠올렸으면 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물었다. 망설임 없이 '김치'라고 했다. 조 대표는 "김치는 발효과학이 숨어있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뷰인스와 결이 같다"면서 "김치가 메인음식으로 거론되지는 않지만 없으면 허전한, 일상에 항상 있어야 하는 존재다. 뷰인스가 그런 존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jellyfi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