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중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24일 도쿄에서 회담을 갖고 기업인 왕래를 월내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관심이 모아졌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일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이날 일본을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오후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다. 스가 정권 출범 후 중국의 고위 관료가 일본을 방문한 것은 왕이 부장이 처음이다.
양측은 경제 활력을 위해 입국 후 2주간 격리 조치 없이 단기 출장 등 기업인의 왕래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이 기업인 왕래를 허용한 것은 싱가포르, 한국, 베트남에 이어 4개국 째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시 주석의 국빈 방일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시 주석은 당초 올해 4월 국빈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연기됐다. 일본 정부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취임 후 시 주석과의 만남을 위해 계속해서 중국 측과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을 방문한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왼쪽)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만나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11.25 goldendog@newspim.com |
◆ 경제 협력은 확인...안보 분야 간극은 못 메워
한편,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경제 분야에서는 협력을 확인했지만, 안보 분야에서는 간극을 메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테기 외무상은 기업인 왕래 재개 합의에 대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일 양국 경제의 활성화와 상호 이해 촉진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코로나19 하에서 첫 대면 외교를 실현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세계가 격동과 변혁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일의대수(一衣帯水, 매우 가까운 이웃)의 장기적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왕이 부장은 귀국 후 일정 기간 격리돼야 한다. 그럼에도 일본을 방문해 '일의대수의 파트너'를 강조한 것은 미국과의 대립 속에서 일본과의 협력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양측은 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여전히 서로 간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대립했다. 특히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는 양보 없는 설전이 오갔다.
모테기 외무상은 센카쿠 주변 해역에 중국 공선의 침법이 잦다며 중국 측에 "발전적인 행동"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사실을 소개하겠다"며 "일본 어선이 끊임없이 댜오위다오 주변의 민감한 수역에 들어오고 있다"고 반론했다.
중국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스가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일안보조약 제5조가 센카쿠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바 있다.
왕 부장은 오늘 스가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방한 이틀째인 26일 강경화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왼쪽)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24일 도쿄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2020.11.25 goldendo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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