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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그룹 IPO 재시동 언제] 개미와 공산당의 대결, '타종' 이틀전 멈춘 마윈의 꿈 <상>

기사입력 : 2020년11월24일 12:26

최종수정 : 2020년11월25일 07:59

은퇴 마윈의 신경제 실험 최대 도전 직면
핀테크 감관 영역으로 흡수, 신규정 마련
마이 IPO 재추진엔 5년 넘게 걸릴 수도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지구촌 최대 쇼핑축제 알리바바 텐마오(天猫) 솽스이를 이틀 앞둔 11월 9일늦은 밤. 340억 달러(한화 38조 8000억원) 규모의 마이(螞蟻)그룹 IPO가 무산된 후 일주일 뒤 항저우(杭州) 시후구(西湖)구 시시루(西溪路) 556호 마이Z공간(蚂蚁Z空间) 본사 앞 차도와 좁은 인도는 늦은 밤인데도 빌딩에서 솽스이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마이그룹 직원들로 마치 시장 처럼 붐볐다.

솽스이 쇼핑 축제로 수주일 째 밤샘 작업을 해온 탓일까, 아니면 아직 일주일전 마이그룹 IPO 무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때문일까. 퇴근하는 직원들은 왠지 맥이 빠져 보였고 어깨가 축쳐진 것 처럼 느껴졌다. 항저우 공유 차량 '조조(曹操)' 택시 기사는 "IPO가 무산되면서 아파트 한채 같은 인센티브가 날라갔을 텐데 기운이 나겠어요"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하려 해서는 안된다. 어제의 방법으로 미래를 관리할 수 없다(不能用管理火車站的辦法來管理機場,不能用昨天的辦法來管理未來)". 10월 24일 상하이 와이탄(外灘)금융서밋에서 전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중국의 건강한 금융시스템 부재를 지적하면서 중국의 낡은 감독 관리 방식이 금융 발전과 혁신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감독 관리 당국을 직접 겨냥한 말이다.

마윈의 한마디는 중국 금융당국을 발칵 뒤집어놨고 불과 십여일 남은 마이그룹 IPO의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 10월 31일 금융위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전면 감관을 강조하고 나섰고 은보감회는 마이그룹의 주력 인터넷 소액대출 업무중 화뻬이(花呗) 바이티아오(白條) 제뻬이(借呗)가 소비자 권익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서비스가 사실상 신용카드, 은행 소액대출과 같다며 동일 잣대로 관리할 것을 시사했다.

11월 2일 최상위 금융감독 기관 인민은행(국무원의 한 부처) 이강 행장은 마이의 업무가 상업기밀 보호와 소비자 사적 비밀 노출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2일) 밤 9시가 임박한 시간 증감회는 웨이신(微信) 계정으로 당국이 마윈 등 마이그룹 3명의 관계자와 감독 관리 관련 미팅을 가졌다고 밝혔다. 3일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타종(상장 의식)' 을 이틀 앞두고 마이그룹 IPO 전격 연기를 발표했다.

6일 은보감회는 핀테크 기업의 금융 속성상 마이그룹을 전면 금융 감독 관리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그룹은 연중 회사가 가장 바쁜 솽스이 기간중임에도 리천(李臣)을 그릅 총 책임자로 바꾸고 당국의 방침과 규정 업무에 한층 충실을 기할 것이라며 금융 당국에 바짝 자세를 낮췄지만 버스는 이미 지나가 버렸다.

마윈은 본래 개혁과 혁신, 새로운 성장 방안을 제안한 것인데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부메랑이 돼 자기를 옥죄는 꼴이 됐다. 금융당국에 마윈의 연설은 '나(마이그룹 같은 핀테크 혁신 기업)를 잘 감독해달라, 나의 리스크를 컨트롤해 달라'는 호소로 들렸다. 오너 리스크(설화)라는 지탄도 있고 핀테크 장기 발전에 오히려 약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1월 11일 항저우 마이그룹 본사 건물 앞에 대형 회사로고가 설치돼 있고 공유차량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다. 2020.11.11. chk@newspim.com


핀테크의 편리성과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 등에도 불구하고 금융 리스크 등의 문제는 늘 중국 당국에 걱정거리가 돼 왔다. 간혹 혁신(핀테크)과 감독 관리 당국간 힘겨루기 양상도 드러났다. 핀테크 혁신에 대한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뜻밖에 마윈이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됐다. 핀테크 생태계의 장기 발전 이라는 점에서 마윈과 마이그룹에도 손해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제 투자자와 시장의 눈은 마이그룹 IPO가 언제까지 미뤄질지, 어떤 수정된 방식을 취하게 될지에 쏠리고 있다. 이와관련 중국 잡지 차이징(財經)은 IPO 재추진 시점과 관련, 1년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상 쉽지않고 5년도 더 걸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IPO 재추진이 논의되려면 우선 핀테크 기업 소액대출과 관련한 새로운 감독 관리 정책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새 감독 관리 정책의 요구에 따라 마이그룹은 상장 조건 충족을 위해 일부 주력 서비스를 떼내는 사업 구조 재편 대수술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는 추후 발행가 재산정 등에도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신 규정이 나오기전, 현재로선 그 폭을 가늠하기 힘들다. 몸통의 일부를 덜어낼 수도 있고 수족을 조금 잘라내는 데 그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불과 소액 대출 및 펀드 판매 등 이재 업무 중에 일부를 떼어낼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1월 11일 항저우 마이그룹 본사 건물 옆 타오바오 본사 앞 빈 공간에 친절을 의미하는 사람 형상의 조형물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20.11. 11 chk@newspim.com

11월 17일 증감회 팡싱하이(方星海) 부주석은 포럼에서 "마이그룹 IPO 재추진은 정부의 핀테크 기업 감독 관리 정책 마련과 그에 대한 회사의 대응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산하 금융시보는 논평기사를 통해 대형 인터넷 기업의 금융행위에 대해 소비자권익 보호와 테이터 독점 방지 등이 필요하다며 마이진푸를 직접 겨냥했다. 금융시보의 이 기사는 민간기업이 정부도 못가지는 방대한 개인 정보를 보유하는데 대한 견제와 문제제기로 받아들여진다.

11월 3일밤 상해거래소는 A주 상장 계획 연기를 발표했다. 마이그룹은 홍콩 H주 상장 계획을 늦춘다고 밝혔다. '개미'는 투자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하이 거래소 연기 사유로 볼때 새로운 감독 관리 규정(정책)은 인터넷 소액 대출 등 마이그릅 핀테크 업무환경에 중대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금융 당국의 새로운 감관 규정에 따라 마이그룹은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재편해야할 것이라고 밝힌다. 신 규정이 향후 마이그룹 수익구조와 영업 이윤, IPO가치 산정에 막대한 영향 줄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정해진 주당 68.8위안의 발행가도 아무 의미없는 숫자가 돼 버렸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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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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