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여부 전수조사해야"
양이원영 "유족이 산재 입증 어려워…공단이 앞장서야"
윤준병 "산재보험, 최소 안전띠…적용 사례 점검해봐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최근 잇따른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택배근로자들의 근무여건 개선과 산재보험 적용 필요성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윤준병·양이원영 의원 등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주축에 섰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들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특고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택배 현장에서 산재적용 제외 신청서가 허위로 작성되고 있음을 문제 삼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8일 과로사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고(故) 김원종씨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사용자 측이 대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김씨 유족들은 산재보험을 한푼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해당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하루 전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된 택배기사 산재 적용 신청서 모두를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부 대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맹방해변 인근 발전소 건설로 해안가 모래들이 쓸려나가 침식되며 해안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질의하고 있다. 2020.10.07 leehs@newspim.com |
양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상대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산재적용 제외 신청서 대필이 확인됐기에 공단측에서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 이사장은 "그렇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양 의원은 지난 7일 사망한 한진택배 근로자와 관련해 "부검결과 혈관질환으로 확인됐다. 지병에 의한 사고라고 해도 과로사로 볼 수 있는거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와 관련해 한진택배 측은 "김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고 하루 배송량도 200개 내외로 적은 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과로사 여부는 굉장히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부분이다. 제가 답변드리기는 힘들다"면서 "재해조사와 질병판정위원회를 거쳐서 과로사 여부, 산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양 의원은 "회사가 정보를 독점하는 상황에서 유족이 산재를 입증하기 굉장히 어렵다"면서 "사용자 책임 입증을 공단에서 해주고 유족이 2차 가해를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국립환경과학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0.10.14 leehs@newspim.com |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택배근로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 대필 정황을 포착하고 문제 제기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파주제일대리점이 제출한 소속 택배근로자 41명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 중 일부 글씨체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대리점은 지난 4월 택배근로자 1명이 사망한 곳이기도 하다.
윤 의원은 "택배노동자들은 일감을 좌우하는 사업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주의 권유나 강요가 있었는지, 택배노동자들의 자발적 신청이 확실한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의원은 실제 산재보험 적용 사례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의원은 "산재보험이 안전띠 역할을 하고 있다. 산재적용 보상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면서 "산재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실제 보험적용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의원은 모든 특고종사자가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특고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던 '산재 적용 제외 신청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jsh@newspim.com